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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씨앗문장 | 홀로 살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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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혜안 작성일17-11-30 08:33 조회1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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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고 홀로 눕고

홀로 걸으면서 싫증내지 않고

홀로 제어하는 자가

숲속에서 즐기는 님이 되리라.  (게송 305)

 

이 게송의 인연담은 아주 짧다. 붓다가 싸밧티 시의 제따 숲에 계실 때의 이야기다. 숲에서 홀로 사는 장로 수행승이 있었다. 다른 수행승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서 보냈다. 그는 ‘홀로 앉고 홀로 걷고 홀로 서 있다’고 사부대중에게 알려졌다. 그가 못마땅했던 다른 수행승들이 부처님께 “세존이시여, 이 수행승의 행동은 이러이러 합니다.”라고 일렀다.^^ 부처님은 그를 나무라기는커녕 “훌륭하다. 훌륭하다.”라고 칭찬했다. 그리고 “그는 참으로 수행승답게 살고 있다. 수행승이라면 홀로 살아야 한다.”라고 말하며 위의 게송으로서 가르쳤다.@

 

‘수행승이라면 홀로 살아야 한다.’ 붓다의 이 말은 무슨 말일까. 정말로 공간적으로 홀로 떨어져 살라는 소리? 맞는 말이다. 『법구경』에는 붓다로부터 명상주제를 받아 홀로 숲 속에서 정진하여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승들의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명상은 깨달음에 이르는 주요 방법이다. 붓다가 그랬듯이. 명상은 ‘마음을 일념으로 집중시켜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고 변화하는 여러 현상을 예리하게 관찰하는 것’이다. 그러면 끊임없이 찰나찰나 변화하는 ‘무상(無常)’의 진리를 터득할 수 있다!는 것. 

 

평소의 우리는 너무 산만하고, 자기식대로 ‘자아’라는 집을 짓고 살아가기 때문에 자신을 비롯한 모든 존재의 실상을 바로보지 못한다. 태생이  오온(五蘊:다섯가지 존재의 다발)이라는 집착덩어리이지 않은가. 그러니 명상수행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통찰하는 중요한 수행법이다.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일념으로 마음을 집중하고 새기는 일은 오로지 홀로 해야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붓다는 그렇게 명상만 하며 숲 속에서 홀로 떨어져 살아갔는가? 아니다. 붓다는 늘 제자들, 사람들과 함께였다. 붓다의 진리를 따르는 공동체, 붓다의 승단이 있었다. 홀로가 아니라 공동의 생활과 그에 따른 생활윤리가 있었다. 출가한 수행자들도 천차만별이었다. 세속의 삶을 버리고 몸은 떠나왔지만 여전히 무언가에 매이고 의존하고 있는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탐욕과 분노에 휘둘리고, 애착 때문에 괴로워하고, 공부하면서도 교만에 휩싸이고... 이들은 여전히 무지라는 어리석음을 벗어나지 못한 자들, 아직 진정 홀로 되지 못한 자들이다.

 

오로지 ‘자기만이 자기의 의지처’라고 붓다는 누누이 강조했다. 누구에게도 무엇에게도 의존하지 말라! 스승인 붓다 자신조차 강을 건넌 뗏목처럼 버리고 홀로 서라! 이것이 붓다의 주문이다. 그것은 수행으로서만 가능한 길이다. 어떤 수행인가. ‘무상’의 진리 앞에 그 어떤 붙들어야 할 ‘나’라는 것도, ‘나의 것’이라는 것도 없음을 깨닫는 길.​ 끊임없이 '나', '나의 것'을 버리는 길이다. 그 길엔 지금여기의 조건 속에서 매 순간 새롭게 생성되는 나만 있을 뿐이다. ‘천 명의 수행승 가운데 앉아 있더라도 한 순간도 마음의 새김을 잃지 않고’ 앉고 서고 눕고 걷는 것. 그저 지금여기 이 순간을 오롯이 살 뿐! 그것이 어디에도 걸리지 않고 홀로 걸어가는 길. 진정 ‘홀로 살아가는 길’이라고 붓다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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