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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타니파타 씨앗문장 | 불경의 강력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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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물길 작성일17-11-22 08:50 조회4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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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의 그 꽃과 줄기를 모두 꺾듯이 

탐욕을 남김없이 끊어버린 수행승은,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흘러가는 급류를 말려버리듯

갈애를 남김없이 끊어버린 수행승은,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숫타니파타에는 간결한 시로 이루어진 경이 많다. <뱀의 경>, <다니야의 경>, <무소의 뿔 경>, <자애의 경>, <보배의 경> 등이 그렇다. 짧고 단순하고 아름답고 강력하다. 그만큼 유명한 경들이기도 하다.  

 

오늘 읽을 <뱀의 경>은 더 그렇다. 4행의 짧은 시 가운데 절반이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듯,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라는 구절의 되풀이다. 처음 이 경을 읽었을 때 나는 이 구절이 참 시원하게 들렸다. 묵은 허물을 벗으니 얼마나 시원하겠는가! 이 세상뿐 만 아니라 저 세상도 다 버린다는 구절에서 멈칫하긴 했지만, 이 역시 각 세상마다 장애를 갖고 있다니 버리면 좋겠다 했다.

 

그런데 다시 읽으니 모르겠다. 이 세상 저 세상을 왜 버려야 하는지,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그리고 나면 어떤 세상에서 산다는 건지는 안 나와 있지 않은가. 후렴구뿐이 아니다. ‘연꽃의 그 꽃과 줄기를 모두 꺾듯이’라든가 ‘흘러가는 급류를 말려버리듯’ 등 읽기만 해도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던 이 아름다운 비유들도 그렇다. 일상 속 연꽃 줄기는 ‘모두’, ‘남김없이’ 끊기는 법이 없지 않은가. ‘애들이 크고 나니 부모님이 아프시더라, 부모님 돌아가시고 나니 이젠 내 몸이 아프더라’는 게 삶이다. 남김없이 끊기는커녕 히드라, 아니 새치처럼 뽑은 자리에 두 개씩 자라지만 않아도 다행이다.

 

그럼에도 이 구절들을 소리 내어 읽노라면 여전히 가슴이 시원하다. 신기하다. 어째서일까. 이 구절들은 자유를 노래하고 있다.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인가? 탐욕과 갈애로부터의 자유이다. 불교는 탐욕과 갈애는 노력한다고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누누이 말한다. 만물은 변하기 때문이다. 이게 실상이다. 이 실상을 모르고, 거기에 내가 모른다는 사실 조차 모르는 중층의 무지를 불교에서는 무명(無明)이라고 부른단다. 그렇다면 ‘탐욕과 갈애를 어찌 끊느냐’고 생각하는 것이 무명이다. ‘그 끊임없는 탐욕과 갈애 때문에 괴롭구나’를 아는 것은 무지를 아는 것이다. ‘어찌 끊느냐’는 다음 문제다. 이 경은 문제가 있고, 방법이 있다는 것만 말한다. 한 조각 밝은 빛은 어둠이 어둠임을 알게 한다. 이 경을 읽을 때 가슴이 시원해지는 것은 빛이 있다, 자유의 경지가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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