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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生生) 동의보감 | <이야기 동의보감> 꿈, 내 몸의 상태를 알려주는 메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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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VQ 작성일18-12-11 10:04 조회4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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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몸의 상태를 알려주는 메신저

 

 

 

 

박 정 복

 

우리는 종종 잠에서 깬 뒤에 꿈에 의미를 부여한다. 의식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꿈이기에  낯설어하며 나름대로 해석해보기도 하고 남에게 해석을 부탁하기도 한다. 길흉을 점쳐보기도 하고 어떤 징조를 예감해보기도 한다. 많은 문학작품과 예술작품들이 꿈을 모티브로 삼았고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유년시절 억압된 무의식의 발현으로 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 뇌과학에서는 꿈을 해마에 저장된 오늘 하루의 기억을 빼내어 기존의 기억들과 섞어 정리하는 활동으로 보았다. 내일의 일을 다시 해마에 저장하기 위해서다. 이때 기존의 기억들을 무작위로 꺼내 이미지를 만드는 것일 뿐 꿈은 자연스런 현상이며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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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동의보감』에서는 꿈을 병리로 본다. “옛날의 진인은 잠을 자면서 꿈을 꾸지 않았다. 자면서도 정신이 온전히 보존되기 때문이다.” 정신이 온전히 보존되지 못하는 이유는 순전히 몸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심(心)이 실(實)하면 근심하거나 놀라거나 괴상한 꿈을 꿀 수 있고 허(虛)하면 혼백이 들떠 어지러이 많은 꿈을 꾼다.” 실하다는 것은 사기(邪氣)가 많다는 것이고 허하다는 것은 정기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즉 심장에 문제가 생겨 꿈을 꾼다는 것.

  

그런데 심장은 군주지관이다. 즉 오장육부를 다 거느린다. 그러므로 심장에 이상이 생기면 오장육부에도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오장육부의 허실에 따라 꿈의 내용도 달라지는데 그게 오행과 연결된다는게 재미있다. 

 

“간기가 허하면 꿈에 버섯이나 생초를 보고 실하면 나무 아래에 엎어져서 일어나지 못하는 꿈을 꾼다. 심기가 허하면 불을 끄는 꿈이나 양기가 성한 물건을 꿈꾸고 실하면 불타는 꿈을 꾼다. 비기가 허하면 음식이 부족한 꿈을 꾸고 실하면 흙담장을 쌓고 지붕을 덮는 꿈을 꾼다. 폐기가 허하면 꿈에 흰 물건을 보거나 어떤 사람이 피살되어 유혈이 낭자한 것을 보고 실하면 전쟁하는 것이 보인다. 신기가 허하면 꿈에 배를 타고 가다 물에 빠진 사람이 보이고 실하면 물에 빠지거나 무서운 꿈을 꾼다.”

 

오행으로 볼 때 간은 목기이며 푸른색, 분노가 배속된다. 심장은 화기이며 붉은색, 기쁨이고 비장은 토기이고 황색이며 사색이다. 폐기는 금기이며 흰색이고 근심이며 신장은 수기이며 검은색, 두려움이다. 그러니까 꿈으로 지금의 내 몸, 구체적으로 오장육부의 상태를 알 수 있다. 특히 밤에 잠 잘 때는 혈(血)이 간에 모여 있어야 한다.(肝藏血) 간이 허실하여 혈을 모으지 못하면 혈은 몸을 떠돌면서 들떠서 어지럽게 꿈을 꾼다. 또한 꿈은 몸의 상초와 하초가 소통하지 못할 때도 꾸게 되며 병증을 일으킨다.

 

어떤 부인이 늘 귀신과 교접하는 꿈을 꾸고 몹시 놀라고 두려워했으며 신당(神堂), 지옥(陰司), 배, 다리가 꿈에 보였다. 이와 같이 15년을 보내면서 끝내 임신하지 못하여 여러 가지로 치료해보았으나 효과가 없었다. 이에 대인(戴人)이 말하기를 “양화(陽火)는 상초에서 성하고 음수(陰水)는 하초에서 성한 법이다. 그런데 귀신이 보인다는 것은 음기의 활동이고 신당은 음이 있는 곳이며 배와 다리는 수기(水氣)가 작용한 탓이다” 라고 하고 양손의 촌맥(寸脈)을 보아 맥이 다 침(沈)하고 복(伏)한 것으로 미루어 가슴속에 담실증(痰實證)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에 세 번 토하게 하고 세 번 설사하게 하고 세 번 땀을 내게 하였더니 열흘이 못되어 꿈이 없어지고 한 달이 못되어 임신이 되었다. 

-「내경편」 ‘몽(夢)’ 327쪽

 

무려 15년이나 무서운 꿈을 꾸며 임신하지 못하는 여인. 의사는 부인의 꿈의 내용과 진맥을 통해 병의 원인을 알아냈다. 귀신, 신당, 지옥은 모두 음기이며 배, 다리는 수기, 즉 음수이다. 우리 몸의 음수를 담고 있는 장부는 하초 즉 신장이다. 그리고 맥을 보니 담실증. 담이 많다는 뜻이다. 담은 진액이 굳어진 것을 뜻한다. 진액은 우리 몸의 수분이다. 신장의 수기도 진액이다. 진액은 정체되어선 안되고 몸을 돌면서 순환해야 한다. 

  

한의학의 상극이론에 따르면 물과 불은 음양의 상극관계다. 상극관계란 서로 제압을 해 줄 때 생명활동이 활발해진다는 논리. 물(음수)은 불(양화)의 제압을 받아야 잘 돌 수 있고 불은 물의 제압을 받을 때 비로소 정미롭게 탈 수 있다. 우리 몸에서 음수인 신장과 대비되는 양화는 상초의 심장이다. 따라서 신장 즉 음수는 상초로 올라가 심장의 양화를 제압해야 한다. 그러면 잘 타게된 심장의 양화는 아래로 내려와 신장을 제압하여 아래를 따뜻하게 해주고 다시 위로 올라가게 해준다. 이렇게 심장의 화기운은 아래로 내려오고 신장의 수기운은 위로 올라가기를 반복하며 음양의 기운이 위 아래로 순환하는 것을 ‘수승화강(水昇火降)’이라 한다. 이것만 되면 우리 몸은 대체로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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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담이 생겼다는건 신장의 수기가 약하여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뭉쳐 굳어졌다는 뜻이다. 그러면 심장의 양화는 물의 제압을 받지 못하므로 제멋대로 들떠서 타는데 이를 한의학에서는 음허화동(陰虛火動)이라 한다. 음의 수기운이 허하여 양의 불 기운이 제멋대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대개의 병은 여기서 비롯된다. 이 여인의 꿈도 이로 말미암은 것이다.

  

그렇다면 여인을 치료하기 위해선 우선 뭉친 담을 풀어주어야 한다.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한의학에서 뭉친 것을 흩어지게 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토(吐), 하(下), 한(汗)이다. 위로 토하게 하고 아래로 설사시키며 땀을 내게 하는 것. 과연 여인은 꿈이 없어지고 임신하게 되었다.

  

꿈을 과거의 억압된 무의식의 기제로 보면 삶을 과거로 퇴행시킬 수 있기에 마음이 무거워지고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이미지로 보기엔 몸을 너무 소홀히 한다는 느낌이 든다. 몸의 상태를 알려주는 메신저로 보는 동의보감의 관점이 훨씬 가볍고 유익하다. 평소에 수승화강이 잘 되도록 양생을 하라는 메시지 그 이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여인은 담을 풀어낸 뒤 수기가 뭉치지 않도록 하라는 처방을 받았을 것이다. 우리는 하초를, 신장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일상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걷기가 대표적이다. 이게 되면 꿈꾸지 않고 잠을 잘 자게 되고 그러면 관계도 잘 풀려서 감정의 응어리도 생기지 않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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