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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生生) 동의보감 | <이야기 동의보감> 피가 충분해야 잠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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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VQ 작성일19-01-15 09:28 조회3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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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충분해야 이 온다






박 정 복  

 

낮에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밤에 잠만 잘 자고 나면 몸이 가뿐한 걸 느끼게 된다. 반면에 잠을 잘 못자면 일상은 헝클어지기 일쑤이다. 어두우면 잠자는 것은 당연한 일상의 리듬인데도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밤에 잠자지 않거나 잠들지 못할 때가 많다. 전기가 들어와 밤에도 무언가 할 수 있게 되면서 잠은 줄여야 하는 것이 되었다. 이것만 해도 우리 몸에 끼치는 해악은 어마무시한데 자려해도 자지 못하는 불면은 그 자체만으로도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물론 옛날에도 불면은 심각한 문제였다. 여기 『동의보감』에 잠 못들어 하는 동생(董生)이라는 사람이 있다.

 

사명(四明) 땅에 사는 동생이라는 사람이 정신이 편안치 못하고 늘 누우면 혼백이 들떠서 몸은 침대에 있으나 혼은 몸에서 떠난 것같이 느껴지고 놀란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고 가위에 잘 눌려서 밤새도록 잠을 자지 못하는 병에 걸렸다. 그리하여 여러 의사를 만나보았으나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 허학사(許學士)가 진찰하고 나서 말하기를 “맥을 보니 간이 사기를 받은 것이지 심병은 아니다. 건강한 사람은 간이 사기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누우면 혼이 간으로 돌아가고, 정신이 안정되어 잠을 자게 된다. 그러나 당신은 지금 간기(肝氣)가 허하여 사기의 침범을 받았다. 간은 혼을 간직하는데 간에 사기가 있으면 혼이 간으로 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에 누우면 혼이 들떠서 몸에서 떠나간 것같이 된다. 간은 성내는 것을 주관하기 때문에 조금만 성을 내도 몹시 심해진다”라고 하면서 진주모환(眞珠母丸)과 독활탕(獨活湯) 두 처방을 내주었다. 그리하여 그것을 한달동안 먹었더니 병이 다 없어졌다.  

-‘夢’, 「내경편」 331쪽

눕긴 했지만 혼이 붕 떠 있는 거 같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잠자지 못한 채 날밤을 지새야 하는 처지.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으로 봐서 심장에 이상이 있는 것 같지만 의사는 맥을 짚어보더니 간에 문제가 있단다. 한의학에서 간은 혼을 간직한다. 혼은 지각하는 정신기능이라서 언뜻 뇌와 관련 있음직한데 한의학에선 그렇지 않다. 혼은 오장 육부중 간에 간직되어 있고 간은 다시 혈(血)과 관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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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은 우리가 섭취한 음식의 정미로운 기운이 붉게 변한 것으로 영기(榮氣)가 되어 경맥을 따라 돌아다니며 오장과 육부를 관통한다. 이 덕분에 우리는 살 수 있다. 이 혈이 곧 우리의 혼이다. ‘혈은 수분을 가지고 있어서 무게감이 있다. 그런데도 늘 흘러야 한다.’ ​1) 흐르는 것은 양적인 기운이다. 그래서 오장 중에서도 양적인 장기가 다뤄야 하는데 오장 중에서 양적인 곳은 심장과 간이다. 낮에 활동할 때 혈은 심장이 통솔한다. 그러나 밤이 되면 혈도 열을 식히고 쉬어야 하는데 간이 혈을 받아들여 저장한다. 이를 간장혈(肝藏血)이라 한다. 그래서 간을 혈해(血海)라고도 한다. 이 때가 우리가 몸을 눕혀 잠자는 때이다. 밤에 간이 혈을, 혼을 잘 저장해 두어야 다음 날 아침 심장으로 보내 다시 일상이 시작될 터이다. 잠을 잘 자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혈이 부족하면 사기(邪氣)의 침범을 받는다. 그러면 혈이 간으로 모이지 못하고 떠돌게 되어 혼이 들떠서 잠을 자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의사는 혈을 보충하고 혼을 안정시키는 처방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약을 복용하여 효과를 보더라도 일상에서 숙면을 실천하지 않으면 언제든 혼은 정처없이 떠돌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밤에는 일을 하지 말고 일단 몸을 눕히는게 중요하다. 이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장혈(藏血)이 되기 때문이다. 장혈이 잘 되는 시간은 술시(19:30~21:30)이니 되도록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해보는게 어떨까? 

  

또 누웠다 하더라도 오늘 하루의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게 있다면 장혈이 되기 어렵다. 특히 간은 분노의 감정을 주관하는 장기라서 조금만 성을 내도 혼이 들뜬다. 가벼운 걷기 등으로 가슴의 열을 내린 뒤 자는 것도 좋다. 

 

『동의보감』은 잘 자는 방법도 알려주고 있다.  

 

잠을 자는 법(寢睡法) 〇잘 때는 옆으로 누워서 무릎을 구부리는 것이 좋은데 이와같이 하면 심기(心氣)를 북돋아준다. 깨어나서는 몸을 펴주는 것이 좋은데 이와 같이 하면 정신이 흩어지지 않는다. 대개 몸을 펴고 자면 잡귀가 달려든다. 공자가 ‘죽은 사람처럼 똑바로 누워자지 않는다’고 한 것은 이를 두고 이른 말일 것이다. 〇낮에 잠을 자지 말라. 낮에 자면 기운이 빠진다. 또 “저녁에 잘 때는 늘 입을 다물고 자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 입을 벌리고 자면 기운이 빠지고 사기(邪氣)가 입으로 들어가서 병이 생긴다” 라고 하였다. (중략) 〇“하룻밤 누워 자면서 다섯 번 정도 돌아눕는데 두 시간에 한 번씩 돌아눕는 것이 좋다”라고 하였다. 〇밤에 잘 때 편안치 않는 것은 이불이 두꺼워서 열이 몰렸기 때문으로 이 때는 빨리 이불을 걷고 땀을 닦아주어야 하며 혹 너무 얇은 것을 덮어 춥기 때문이라면 더 덮어주어야 한다. 그러면 편안하게 잘 수 있다. 배가 고파서 잠이 오지 않으면 조금 더 먹고 배가 불러서 잠이 오지 않으면 차를 마시고 조금 돌아다니거나 앉았다가 눕는 것이 좋다. 〇잠잘 때 등불을 켜 놓으면 정신이 불안해진다. 〇누울 때는 언제나 똑바로 누워서 손을 가슴에 올려놓지 말아야 하는데 손을 올려 놓으면 반드시 가위눌리어 잘 깨어나지 못한다. 어두운 곳에서 가위눌렸을 때는 불을 켜지 말하야 하고 또한 앞에 가까이 가서 급히 부르지 말아야 한다. 다만 가슴위에 올려놓은 손을 내려준 다음 천천히 불러서 깨우거나 조협가루나 반하가루를 콧구멍에 불어넣어주면 곧 깨어난다. 

- 夢, 「내경편」 334쪽

 

 

   

 

1) : 『양생과 치유의 인문의학 동의보감』 (안도균, 작은길, 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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