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쓰기② 망나니 파락호, 그녀의 이름은 독종 왕희봉-下​ > 글쓰기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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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의 꿈, 석두지몽 | 리뷰쓰기② 망나니 파락호, 그녀의 이름은 독종 왕희봉-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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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흰나비 작성일18-05-15 00:32 조회19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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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몽 리뷰쓰기②​​-

 

 

희봉이 끝도 없이 계속 돈을 그러모으는 것은 그녀의 내면에 채워지지 않는 결핍감과 허약함을 나타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그녀의 자신만만함이 권세에서 나오는 것이고권세는 돈에서 나오는 거라면돈이 없어지면 권세도 사라지고권세가 사라지면 그녀는 존재의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나는 왜 그렇게 그녀에게 매혹되었을까그녀의 욕망이 자본주의의 욕망의 벡터와 일치하기 때문이다그녀의 욕망이 치닫고 있는 중심과 꼭대기는 지금의 우리의 욕망이 향하고 있는 곳이 아니던가 그래서일까? 그녀가 아무리 당차고 자신감 넘쳐 보인다 해도, ‘인정이라는 꿀단지를 줬다 뺐었다하는 것으로 그녀를 휘두를 수 있다면 그녀는 그저 노예일 뿐이다.

 

 

양면거울 풍월보감

그녀에게 그런 면이 있다고 한들나는 여전히 그녀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다그녀의 지독함에 감탄이 절로 나오기까지 한다그런데 여기어리석기 짝이 없는 한 사내가 그녀에게 홀딱 빠졌으니그는 부중에서 운영하는 서당훈장의 손자이며 이름은 가서이다집안에서 희봉의 위치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그녀의 성격도 익히 들어서 알 수 있으련만그저 그녀의 요염한 자태에만 눈이 멀어서 다른 것은 뵈지가 않는가 보다. ‘눈알을 쉴 새 없이 굴리며 희봉의 몸매를 훑어보며 추근덕대자희봉은 일부러 은근한 말로 여유있게 받아주는 척을 한다가서는 정신이 아득해지고 온몸이 마비된 채로그녀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는 매일 그녀를 찾아간다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 하건만계속 안 만나주면 눈치라도 채야 할 터인데 그저 어리석은 성욕만 뻗쳐 껄떡대기를 멈추지 않는다희봉은 작심한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더니세상에 저런 금수같은 놈이 있단 말인가저자가 계속 그런다면 언젠가는 내 손에 죽게 해주겠다그때 가서야 비로소 내 진면목을 보게 될 것이야!” (1,253) 

희봉은 밤에 은밀히 만나자고 하였다가 그를 건물과 건물의 통로인 천당에 가둬버린다칼바람 부는 섣달 무렵길고 긴 겨울밤에 삭풍은 밤새도록 살을 에는 듯 뼛골 깊숙이 파고들었다.”(p.264) 설상가상으로 아침에 집에 들어갔다가 화가 난 할아버지가 매를 때리고 마당에 꿇어앉아 책을 읽게 했으니그의 몸은 거의 골병이 들게 되었다.

 

그러나 불나방은 결국 불에 데어 죽게 되어 있나보다다시 그녀를 찾아가 또 한 번 은밀히 만날 약속을 받아낸 가서는 희봉의 계략에 속아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녕국부의 남자를 덮치게 된다아이고 형수님기다리다 죽는 줄만 알았어요!” 앞 뒤 재지도 않고 쪽쪽 빨며 온갖 추잡한 짓을 다 하려다가 결국 녕국부의 두 자제에게 망신은 망신대로 당하고싹싹 빌고돈도 뜯긴다빠져 나오는 길에 똥물도 뒤집어쓰게 되니완전히 몸이 상하여 앓아눕게 되었다그는 근 1년을 앓아누운 채로 있으면서도 여전히 희봉 생각으로 가득차 넘치는 욕정을 셀프 해결했으니.... 정녕 언빌리버블이다희봉이 죽이려 들었다기 보다는 이 자가 죽으려 작정을 하지 않고서야 어찌 이럴 수가 있을까?

 

어느 날가서는 집 앞을 지나가던 도사가 원통한 업보로 인하여 든 병을 고친다는 소리를 듣고는 자기를 고쳐달라며 불러들인다이 도사는 바로 그 도사다도사는 이 병에는 약이 없다고 하며 보배를 하나 주고 갈테니 날마다 들여다 보면 목숨은 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며 거울 하나를 주고 간다. ‘풍월보감이라 씌여 있는 이 거울은 양면이다오로지 사악한 생각과 경거망동으로 인한 병을 치료하며 세상을 구제하고 목숨을 보존하는 공력을 가진 거울이다.

 

하지만모든 설화나 신화엔 공통적인 법칙이 있다다 죽어가는 사람이 거저 살 길로 들어서게 되지는 않는다살려주려는 사람들은 반드시 어떤 조건을 붙이게 되는데아마도 최소한의 인내심이나 약속에 대한 신의를 요구하여진정 살겠다는 의지가 있는지를 보려는 것이리라도사는 반드시 거울의 뒤쪽만을 보라고 한다.

 

거울의 뒤쪽엔해골이 있다흉측한 해골의 모습에 가서는 기절초풍하여 욕을 하며 일고의 망설임도 없이 앞면을 비춰본다앞면엔이럴수가희봉이 들어오라고 손짓 하고 있다가서는 거울 속의 희봉과 실컷(서너 차례나!) 운우지정을 나누고 깩 죽는다그 광경은 피골이 상접한 추레한 병자 하나가 거울을 들여다보다 까무러치고또 들여다보다 까무러치며 스스로 정액을 한바가지 쏟고 죽는 꼴이었으니·돼지의 죽음보다 못한 비참한 죽음이었다할아버지가 화가 나 거울을 태워버리려 하자거울이 울면서 말한다. 누가 정면을 보라고 했나요자기들이 거짓을 진짜로 잘못 알고선 어째서 나를 태우려 한단 말인가요?”

 

해골은 진짜고유혹하는 희봉은 거짓이다뒤쪽의 해골은 희봉의 진짜 모습이고앞면의 희봉은 가서의 욕망이 만들어낸 환상이다진실은 가까이에 있다받아들이기 힘든 삶의 진면목을 마주할 수 있는 인내와 절박함만 있다면우리의 인식은 달라지고 목숨을 부지할 희망이 생긴다그러나 거짓은 또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가진실보다 언제나 조금 더 가까운 곳에내가 바라 마지않는 모습으로 거기에 있다.

 

가서는 그렇게 죽었다동정받지 못하는 비참한 죽음이다하지만 이렇게 죽는 사람이 과연 드물까독종 희봉이 풍월보감을 보게 된다면앞면에는 무엇이 있을까돈을 산처럼 쌓아두고 세상을 호령하는 자신의 모습이 있지 않을까희봉 역시 자기가 만든 거짓된 환상을 보며 자기의 정()을 모두 소진시키고 있지 않은가그런 희봉에게 안타까움을 느끼는 나 역시환상을 쫓으며 발을 동동 구르고 애를 끓이기는 마찬가지다거울 뒷면엔 무엇이 있을까아마도 ... 아무것도 없지 않을까진짜가 무엇을 보여주든거짓을 보려는 욕망을 단호히 끊어내고 삶의 진면목을 바라볼 용기만 있다면그 시간을 견뎌낼 수 있다면우리는 모두 새 삶을 얻을 수 있을 터이다.       _ ②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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