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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루의 꿈, 석두지몽 | 리뷰쓰기⑫ 깨닫고 돌아감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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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흰나비 작성일18-10-09 21:59 조회2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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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쓰기-


깨닫고 돌아감

김희진

 

 

 

이야기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소설의 긴 호흡을 따라오다 보면 소설의 시작에서 주인공이 돌이었다는 것도 잊을 만큼 이 풍진세계의 꿈에 푹 젖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미 보옥이가 지닌 특이성에 매료되어 그와 같은 남자가 좋은 남자인 것처럼 생각되고(보옥이 같은 남자를 만나겠다는 친구도 봤다), 세속적인 과는 다른 지극한 마음으로서의 을 예찬한다.(내가 그러고 다닌다) 아마 우리도 계속 그 꿈속에 있는가보다. 맨 앞에서 공공도인이 소개했다시피 이 책은 공으로 인하여 색을 보고 색으로 인하여 정을 만든다는 스토리로 시작하고, 그 끝은 다시 색으로부터 공을 깨닫게 되는 것이었다. , 맞다. 경환선녀는 보옥이의 선대조상으로부터 정욕과 성색으로 보옥의 우둔함을 깨우쳐주어 미혹의 울타리를 헤쳐 나오게 하여 바른 길로 인도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았지 않은가? 책을 읽어오면서도 도통 알 수 없던 이 난해한 수수께끼들이 이 막바지 대단원에서 풀릴 것인지, 정신을 초집중하여 읽어보자.

 

 

엎치고 덮치고

 

보옥은 지난 번 옥을 잃은 후, 여러 사건을 겪고 결혼한 뒤에까지 집나간 정신이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다. 나사가 빠진 것처럼 바보인 채로 지아비 노릇을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가모의 장례로 집안 남자들이 집을 비운 사이, 노름에 빠진 종놈들이 가모가 남긴 재산이 있다는 말을 흘려서 도적들과 한 패가 되어 가부를 약탈해갔다.

 

이 흉한 일과 거의 동시에 가부의 여러 여인들의 운명도 그 끝을 보게 된다. 악행만을 일삼던 조이랑은 가모의 운구를 따라갔다가 그 곳에서 발작을 일으키고 한 많고 원망만 많았던 한 생을 마감한다. 가모의 장례를 제대로 치르지도 못하고 형부인에게 혼만 난 희봉은 한 방울 남아있던 인정욕망의 정력을 모두 소진하여 쓰러졌고, 헛것을 보며 귀신들에게 쫓기듯 괴로워한다. 귀신들은 희봉을 어디로 데려가려는지, 희봉은 죽을 때 금릉으로 가야한다며 종이배와 종이 가마를 만들어오라고 한 후, 그 허망한 생을 마감한다. 자신의 재간만 믿고 세상의 인정을 갈구하며, 부와 권력을 쫓던 그녀의 종종거리던 삶에 죽음이 평안을 주었기를...

 

가장 의외의 파국을 맞은 것은 청정고독한 여스님 묘옥이다. 도적 한 놈이 대관원을 털다가 묘옥에게 마음이 동하여 도망가던 길에 다시 찾아와 마취시킨 후 업고 간 것이다. 후에 소문에 의하면 죄를 짓고 도망하던 한 남자가 납치해온 여자가 말을 안 듣자 그 여자를 죽였고, 그 남자는 참수를 당하였다고 한다. 그 여인이 묘옥이었을까, 아닐까? 묘옥에 대한 뒷담화는 남자들 노름판에서 더 노골적으로 퍼졌는데, 그녀가 보옥 때문에 마음의 병을 얻은 후, 그녀에게 처방된 약이 상사병을 다스리는 약이라는 것이다. 묘옥은 청정한 수행을 한다고 하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은 듯 하지만, 자기의 몸의 변화를 알아채지도 못했고, 인정할 수도 없었다. 자기에 대해서만 깜깜이. 잘 나가는가 싶던 인생이 갑자기 헛발질을 하는걸 보면 다 그렇다. 자기 자신을 모른다.

 

그것 또한 전생의 업보였으니, 성에 눈 뜬 그녀의 아리따움이 도적의 눈에 띄었다. 하지만 묘옥이 집착하던 아상(我想)에 비추어보건대, 그녀가 도적의 아내로서의 새로운 삶으로 변신하기는 어려웠으리라. 만일 그 죽은 여인이 묘옥이 아니라면,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전생의 업보를 갚고 윤회의 수레바퀴를 멈추는 일 일지도.

이렇게 여러 여인들의 인생이 결딴나는 와중에 우리 보옥에게도 위기의 순간이 찾아왔다. 자기와 똑같이 생겼다하여 만나기를 고대하던 진보옥이라는 자가, 만나보니 충효의 도리와 입신양명에 뜻을 둔 꽉 막힌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를 만난 후, 크게 상심한 보옥이 돌아와 보차에게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자 보차는 불에 기름을 붓듯 잔소리를 퍼부어댔다.

 

당신은 정말 사람들이 들으면 웃을 소리만 하는군요. 자기 모습을 어떻게 가지고 싶지 않다고 하시는 거예요. 게다가 그분이 하신 말씀은 이치에 맞기만 하네요. 사내대장부로 태어난 이상 입신양명해야 마땅하질 않겠어요? 누가 당신처럼 한사코 그렇게 사사롭고 살뜰한 감정에만 사로잡혀 있겠어요? 당신은 자기가 남자다운 강직함이 없는 것은 생각지 않고 오히려 남더러 국록을 축내는 버러지라고 비난하는군요.”

 

... 보차. 그녀의 분노가 글자마다 묻어난다! 누가 봐도 대갓집 맏며느리감인 그녀는 최고의 성세를 누리는 집에 시집왔지만, 그 집안은 완전폭삭 망했으며, 집안의 금지옥엽이자 모든 여인의 사랑을 받던 청일점 보옥은 바보가 되어 미래가 암담한 현실. 후반부에서는 보차의 마음을 묘사하는 부분이라고는 결혼식날 이런 결혼을 추진한 어머니에 대해 원망이 가득한 마음이었다는 한 줄이 있었을 뿐, 결혼 후에도 그녀는 변함없이 현숙하고 사리에 밝은 현명한 부인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에게 이 잔소리를 퍼붓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그녀가 얼마나 지금의 남편을 원망하고 있으며, 지금의 현실에 좌절하는지 보이지 않는가. 저 진보옥이야말로 남자다운 강직함이 있는 사내대장부다! 넌 왜 이 모양이야~! 라고 절규하고 있지 않은가.

 

상심한데다가, 부인으로부터 이런 소리까지 들은 보옥은 이전의 증세로 되돌아가서 아주 바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다시 태허환경으로

 

바보가 된데다 식음까지 전폐한 보옥은 또 다시 죽음의 문턱까지 가게 된다. 그가 이럴 때마다 나타나는 슈퍼맨이 다시 한 번 등장하는데, 이번에 그 중은 보옥을 살릴 통령보옥을 들고 달려왔다. 만냥이라는 거금을 부르면서도 돈부터 받을 생각은 않고 보옥의 방으로 뛰어들어 보옥이, 보옥이! 자네의 보옥이 돌아왔네.”라고 소리치니, 다 죽어가던 보옥이 눈을 번쩍 뜨는 것이 아닌가. 정신을 차리고서 죽에 밥까지 챙겨먹은 보옥은 다시 한 번 쓰러지는데, 이번에는 6-7년 전에 꿈에서 보았던 태허환경을 다시 보게 된다.

 

이번에 방문한 태허환경에서 보옥이는 낯익은 얼굴들, 자신이 그렇게 예찬하고 사랑하던 자매들을 만난다. 맨 먼저 만난 사람은 우삼저를 닮았다. 저쪽에서는 원앙이 손짓을 한다. 나중에 길을 잃고는 청문이도 만나고 청문이를 따라가니 소상비자를 만나는데 그녀는 바로 대옥이다. 희봉과 진씨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보옥이 알던 그들이 아니다. 보옥이 알던 그들은 보옥을 알고 보옥을 사랑해주던 소녀들이었지, 이렇게 거죽만 똑같다면 그들이어도 그들이 아닌 것이다.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사람들마다 모두 나를 외면하는 걸까?”

그러면서 보옥은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보옥은 홀로 헤매이면서 예전에 봤던 장부책을 다시 발견했다. 금릉십이차 정책, 부책, 우부책. 여인들의 운명이 예시된 비서다. 보옥은 지난 번과는 달리 거기에 나온 시들이 자기가 아는 사람들의 미래라는 것을 알아챈다. 그는 점을 치지 않고도 앞일을 아는 사람이 돼야지.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많은 쓸데없는 걱정을 덜게 되겠는가?’라며 본 것들을 머릿속에 단단히 기억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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