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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칼럼쓰기 | 가해자와 피해자가 따로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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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VQ 작성일18-06-17 07:00 조회1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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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와 피해자가 따로 있을까?

 

 


신 미

  

  힘 있는 자와 약한 자,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말은 여러 인간관계에서 흔히 사용된다. 그리고 힘이 없는 약한 자가 보호돼야 한다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나쁜 사람, 피해자는 억울한 사람이 되어 나쁜 사람에게 벌을 주는 일에 초점이 맞춰진다. ‘미투’ 사태가 그렇다. 상하관계의 조직에서 벌어진 권력남용 문제라며 가해자들을 규탄하기에 급급하다. 그리고 ‘미투’ 참가자들을 피해자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은 왜 처음부터 그 사실을 밖으로 알리지 않았을까? 또 왜 상대방에게 거부의사를 확실히 전하지 않았을까? 그저 힘에 압도되어서 라고만 할 수 있을까?

‘미투’ 사건을 보면서 힘 관계에 연루되는 아이들의 모습이 생각났다. 교사로 일할 때, 힘을 이용해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아이들과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연결고리를 끊지 못하는 아이들을 지켜보며 큰 무력감을 느꼈었다. 돈을 빼앗기고 심부름을 하면서도 저항하지 못하고 그 사실을 알리지도 않는다. 또 오히려 가해자를 두둔하기도 한다. 이런 문제가 있을 때마다 가해자들을 벌하고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한다고는 하지만 그런 상황은 끝나지 않는다. 또 피해자들에게는 맞서고 저항할 것을 종용하지만 잘 되지 않았다. 아이들은 물리적인 힘이 약해서 라고만 볼 수 없는 굴복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적응이 되어 힘의 보호를 받기도 했다. 그렇게 스스로 피해자를 자처하는 상황과 함께 권력은 유지되었다. ‘미투’ 피해자들은 이렇게 은연중에 권력을 받아들이고 따랐던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관계에서 힘은 한 쪽에서 의도한대로 발휘되는 것이 아니다. 한 ‘미투’ 피해자는 이렇게 고백한다. 왕과 같은 존재가 군림하는 곳에서 힘에 눌려 어쩔 수 없이 당한 일이라고. 그리고 자신에게 가해진 그 힘을 탓한다. 그러나 그 왕이라 하는 것을 왕으로 인정하지 않았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권력은 이루어진 것이다. 의식을 못했을 수도 있지만 숨어있던 의도가 작용해 수동적인 태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푸코는 권력을 “여기저기에 계산이 스며드는 것”(미셸 푸코, 『성의 역사』, 나남, 111쪽)이라고 말한다. 직장을 잃고 싶지 않고, 사랑을 받고 싶고, 그 무리에서 따돌림 당하고 싶지 않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보호받고 싶고 등등. 이런 욕망이 작동하면서 힘은 발생한다. 알게 모르게 그런 계산이 있었기 때문에 상대를 확실하게 거부하지 못했고, 외부에 분명히 말하지 못한 것이다. 이렇게 권력은 일방적으로 원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한 쪽에서 무엇을 바라느냐의 의도가 힘을 발생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계산이 깔리고 서로의 뜻이 맞물리면서 권력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미투’에 나서는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었다며 무거운 표정을 짓지만 자신이 스스로에게 피해를 입힌 가해자가 아니었을까? 이건 아닌데 싶으면서도 딱 잘라 말하지 못하고, 이 사실을 말하면 더 어려운 일이 생길까봐 유야무야한 태도를 갖다보니 스스로 피해자가 되었던 게 아닐까? 욕망의 수동성을 넘어서지 못하면 이렇게 자신을 가해하는 결과가 된다. 원치 않는 힘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면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에 대해 따져 묻는 것보다, 자신의 내부에서 어떤 것이 힘을 작동시켰는지를 생각해 볼 일이다. 우리는 자신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한 권력 속에서 무언가를 얻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넘어 온전히 자신의 두 발로 서고 싶은 것인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보고 분명하게 표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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