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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칼럼쓰기 | 나는 아들을 둔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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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VQ 작성일18-06-24 07:00 조회2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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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들을 둔 엄마다

 

 

 

안 유 진

 

  “엄마 할아버지 돌아가시면 우린 어떻게 해?” 생각지도 않은 아들 물음에 당황한 난 “할아버지께 물어보자”란 답변을 했다. 돌아가시고 없을 할아버지한테 물어보자니 내가 답하고도 황당했다. 아들과 나는 경제적인 부분을 아버님께 의지하며 살고 있다. 의지할 할아버지가 안 계실 미래가 불안한 아들한테 이런 대답밖에 할 수 없는 게 지금의 내 모습인 것이다.


  아이가 초등학교를 입학한 후 나는 아침 등교 시간에 가방을 들어다 주고, 하교하는 시간에 아이를 기다렸다가 가방을 건네받아 집에 오는 일을 초등학교 3학년까지 반복했다. 학교는 집에서 멀지 않아 충분히 혼자 다닐 수 있는 거리였다. 요즘은 교과서를 학교에 두고 다니니 가방 속엔 든 것이라곤 공책 몇 권 뿐, 가방이 무거운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했던 이유는 다른 엄마들이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남들처럼 하지 않으면 아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시선이 돌아올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 아이는 부모에게 사랑받고 보호받고 있다는 표시의 방법 중 하나였던 것이다. 이렇게 남들 눈을 의식하며 아이를 대했다. 한부모 가정인 난 경제적인 것까지 책임을 지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한부모 가정이지만 먹고사는 건 어렵지 않다고, 여유 있는 모습으로 비춰지길 기대했다.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명목으로 밥벌이를 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건 핑계일 수 있지만 난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걸 우선으로 삼았다. 자식을 위해 음식 준비하고 방 청소하는 것이 엄마가 해야 하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아들이 엄마에 대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들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드는 엄마였던 것이다. 남의 눈을 의식하며 다녔던 등교길은 사랑이란 이름으로 혼자 길을 걸으며 터득할 수 있는 배움의 길을 차단시켰다. 내가 책임져야할 경제적인 자립도 뒤편으로 미뤄버린 것이다.


  ‘자식을 사랑한다는 건 뭘까?’를 고민하던 중 TV 프로 ‘다큐 3일’을 시청하게 되었다. 시장에서 선짓국을 포장해서 파는 할머니를 인터뷰한 내용이었다. 아침부터 국을 팔아야 하니 새벽에 집을 나와야 했고, 6살 아들을 혼자 두고 나올 때가 가장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지금은 그 아들이 자라 엄마를 롤모델로 삼는다고 했다. 자신을 혼자 남겨둔 엄마를 원망하기보다 닮고 싶은 사람으로 생각하다니…. ‘사랑은 삶을 선물하는 것’이라는 고미숙 선생님 말씀이 생각이 났다. 열심히 사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아이는 삶의 길을 보고 배웠을 것이다. 나는 아버님에게 생활비를 받아쓰고 경제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아버님 재산만을 바라고, 또 그 믿음이 확실하지 않으니 불안해한다. 원하는 만큼이 주어지지 않았을 땐 아버님을 원망한다. 그것은 아들에게 두루뭉술 넘어가고 싶은 내 모습인 것이다. 그러나 아들은 엄마의 모습을 옆에서 그대로 지켜보고 있었다.


  자식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고 한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건 아버님에게서 독립하는 것이다. 새로운 길이기에 두렵고 막막하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것부터 자립을 위한 길임을 알고 있다. 나 자신을 바로 보고 나의 문제를 직면하는 방법. 자식을 사랑하는 것이 자식에게 집착하고 소유욕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내 삶의 주인으로 사는 엄마의 모습을 선물하는 것이다. 언제 사용할지 모르지만 취득한 어린이집 교사 자격증과 동생 일을 도우며 잠시나마 희망을 가졌던 것은 지금의 굴레를 벗어나고자 했던 작은 씨앗과도 같은 일이었던 것 같다. 씨앗을 키우고 자라게 하고 그건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임을 알고 있다. 자신이 없다고 뒤로 물러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꼭 해야만 하는 것임을 안다. 내 삶을 긍정하고 밥벌이도 되는 일, 그것은 나를 세우는 일일 것이며 아들의 엄마로 사는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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