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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칼럼쓰기 | 폐경기, 새로운 길을 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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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VQ 작성일18-07-01 07:00 조회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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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기, 새로운 내는 시간 

 




권 현 숙

 

  2년 전 명절에 형님들과 담소를 나누는 자리였다. “동서! 많이 아팠다며 어디가 아픈 거야?” “폐경기 증상인지 심장이 두근거려서 잠을 잘 수가 없어요.” “호르몬제를 먹어봐. 나도 먹고 있는데 갱년기 증상이 말끔히 사라져서 살 거 같아.” 이런 얘기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유혹이 생긴다. 빨리 폐경기 증상을 없애버리면 예전처럼 활기차게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살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런데 폐경기 증상을 빨리 없애고 싶다고 해서 제거할 수 것일까?

 

  폐경이 오기 수년 전부터 몸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던 것 같다. 두통과 월경통이 갈수록 심해지고, 월경과다출혈로 한동안 고생했다. 한방치료로 월경양이 조금 줄어들어서 그럭저럭 살았다. 그러다 몇 년 지난 후에 폐경이 되자 다양한 폐경기 증상이 폭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안면홍조에서 발한, 심장 두근거림까지… 특히 수시로 두근거리는 내 심장 소리에 자다가 깨면 낯설고 불안하다. 더 심각한 형태로 폐경기 증상이 나타나면서 처음으로 내 삶의 방식과 습관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어떤 일이나 목표에 꽂히면 그것만을 향해 달려간다. 공부를 하면서도 이런 습관이 툭툭 튀어나오면 당혹스럽다. 이렇게 되면 일상은 시시한 것, 지루한 것으로 치부하게 된다.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내 몸과 감정을 돌보지 않고 외면했다. 지독하게 폭력적인 방식으로 나를 대했다는 것을 아프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이런 폐경기 증상을 없애기 위해 뭐든 해야 했다.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우니까. 빈혈치료에 한방치료, 식이요법에 운동까지…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다가 ‘나는 왜 고통을 없애는 데만 몰두하고 있지? 고통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때부터 몸을 관찰하고 폐경기에 대한 책을 읽고 친구들과 세미나를 했다. 이 과정에서 폐경기는 폐경 되기 이전부터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40대 중반부터 나에게 나타난 자궁과 관련된 증상들이 폐경기로 가기 위한 변화의 과정이란 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폐경기는 호르몬의 흐름이 다르게 변하는 시기이다. 자궁으로 흐르는 에너지의 길이 닫히고 다른 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이 흐름의 통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것이 폐경기 증상인 것이다. 기존에 있던 내 몸 안의 길이 원활하고 활기차게 흘렀다면 그 길과 연결해 자연스럽게 새로운 길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길들이 중간중간 막혀서 새로운 길을 만들고 연결하기가 힘든 것이다. ‘통하지 못하면 아프다’고 했던가. 이렇게 어려운 길을 내기 위해 더 심하게 자주 폐경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폐경기 증상을 빨리 없애버리고 싶은 마음도 마찬가지다. 나에게 일어나는 낯선 증상이 불편하고 고통스러우니까 빨리 없애버리고, 기존의 익숙한 습관대로 살면 그것이 활기차고 건강한 삶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착각은 과거의 경험이 만들어 놓은 이미지일 뿐이다.  수시로 나타나는 폐경기 증상들이 과거의 경험으로 도망가는 나를 붙잡아 세운다. 너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의 세계와의 결별은 언제나 다른 세계와의 접속이기도 하다. 그것은 이제까지 뒤로 물러나 있던 나라는 존재와의 접속이다.’(신근영 『사람은 왜 아플까』 낮은산 204쪽) 폐경기의 이 낯선 몸이 나이다. 지금은 낯선 나와 만나는 법을 배워야 할 시간이다. 기존의 익숙한 삶과 결별해 나만의 새로운 삶의 용법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가 폐경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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