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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달인

루쉰-되기 | 돈을 많이 버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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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VQ 작성일18-04-07 07:00 조회5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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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많이 버는 작가





 김혜림(5조)

  

 

설계 일을 그만두면 건축을 공부하고 일한 과정이 사라질 것 같았다. 그래서 건축사를 2년간 공부해서 자격증을 땄다. 자랑거리가 생겨 잠시 기뻤지만, 그 후 허무함이 지속되었다. 자격증은 그냥 종이에 불과했다. 나는 목표 설정이 잘못되어서 허무하다고 생각했다.

  

공부하면서 돈도 벌고 싶었던 나는 백수가 된 후 ‘돈을 많이 버는 작가’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이번에는 제대로 정했다고 확신하며 기뻐했다. 그리고 마땅히 쓸 것이 없었지만 책이 있어야 직장에 소속되지 않고 내 이름만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을 가는 것처럼 도와줄 상대를 찾았다. 그리고 두 사람을 알게 되었다. 한 사람은 ‘희망과 치유’를 주제로 인터넷방송을 하는 30대 후반의 깨달은 사람 H였다. 불행한 과거를 노출하고 그것을 극복하면서 깨달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른 한 사람은 ‘누구나 6개월이면 책 한 권을 쓸 수 있다.’라는 표어로 책쓰기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부자 M이었다. 자수성가와 자산보유액을 자랑하며 책을 쓰고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줬다. 이들은 자기계발서 작가이면서, 책을 홍보물로 사용하여 유료강좌와 개인 상담으로 돈을 벌었다. 부자 M은 책쓰기 강좌를 듣게 되면 책 제목과 목차를 피드백해주고 출판사 계약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처음 만난 사람의 미래의 모습을 확신하는 태도에 깜짝 놀랐다. 

  

깨달은 사람 H는 부자 M의 책쓰기 강좌를 듣고 책을 출간했지만 후회하고 있다고 말하며, M을 사기꾼이 이라고 불렀다. 책쓰기 강좌에서 무엇을 배우는지도 궁금했고 그것을 H가 왜 비난하는지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래서 깨달은 사람 H에게 3시간에 400만원 하는 상담을 받았다. 아기를 키우면서, 공부도 하고 돈을 버는 삶을 자랑하듯 말하는 H를 직접 만나보고도 싶었다. 그리고 일대일 고액상담이니 ‘내가 스스로 알아채지 못한 것을 발견해서 적당한 소재를 주겠지’라는 기대가 있었다. 

 

상담에서 만난 H가 물었다.

 

“관심 있는 분야가 뭐에요?”

 

나는 설계 일을 그만두고 동의보감, 명리, 별자리 강의를 듣고 있다고 했다. 

 

“운명공부가 지금 혜림 씨의 삶을 변화시켰어요? 동의보감을 배우고 치유됐어요?” 

 

나는 과거를 재조명하며 기쁨을 느끼고 있었지만, 지금 내 삶이 변했냐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얼버무리며 말하는 나에게 H가 또 물었다.

 

“그 공부를 하는 게 떳떳해 보이지 않아요. 돈 있는 사람들이 권위 있다고 여기는 공부를 하세요. 차라리 주역이라든지, 삼국지 같은. 본인의 삶을 변화시키지 않는 공부를 왜 하는 거예요?”

 

그 공부를 할 때 편안하다고 하자 H는 말했다.

 

“별자리나 역학 등 저렴한 수강료를 배우고 좋았던 것은 그것이 주는 메시지 때문이 아니에요. 그곳에서 만난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치유력 때문이에요.” 

 

계속되는 질문에 나는 입으로는 “아그게그런가요몰랐네요”라고 말하며, “그걸 알았으면 내가 상담을 받았겠냐!”라고 생각했다. 

 

H는 지금 하는 공부는 해도 큰돈이 안 되니 다른 분야를 찾아보자고 했다. 나는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이 불쌍한 표정을 짓고 H의 말에 동조하며 고개를 끄덕이기를 반복했다.

  

상담이 끝나고 마치 모든 게 해결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래서 초고가 완성되면 검토해 줄 수 있냐고 물었다. H는 잠시 고민하고 말했다. 

 

“무언가 이루기 위해 계속해서 누군가를 의지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한 가지만 선택해서 깊이 파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이 거절하는 말을 듣고 돈을 밝히지 않는 사람에게 상담을 받아 영광이라고 생각하면서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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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뒤, 돈을 준다고 해서 상담요청을 모두 받지 않는다고 말하는 H의 영상을 보았다. 내 요청을 거절한 사례를 언급하며 자신이 청렴하게 돈을 벌고 있음을 자랑했다. 나는 조롱거리가 된 것 같아서 화가 났다. H를 꿈을 지켜주는 수호천사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H는 늘어난 상담 사례로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는 ‘돈을 많이 버는 작가’일 뿐이었다. 그녀는 상담 내내 ‘꿈을 갖고 롤모델을 찾아라. 삶을 변화시키는 공부를 해라’는 말을 주로 했다. 이에 대한 질문에 명확한 답을 하지 못한 내가 잘못 살고 있다고 느껴졌다. H에 대한 환상에서 나오자, 이런 문구를 강조했던 것이 결핍과 불안을 자극할 때 사람들이 돈을 쓴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부추긴 것인지 궁금했다.

  

상담 후, 한 달 만에 초고를 다 쓸 사람처럼 소재 찾기를 했지만 짧은 시간 안에 찾는 것은 무리였다. 이렇게 상담은 한바탕 ‘책쓰기 굿’으로 끝났다.

 

상담을 신청하기 전에 신랑이 너무 비싼 것이 아니냐고 다시 생각해보라고 했다. 

 

“책을 내서 돈을 많이 벌면 이 정도 투자할 수 있지!!”라고 이미 그 꿈을 이룬 사람처럼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리고 루쉰 글쓰기를 하면서 ‘고액상담이 책을 위해 굿을 한 것과 같다’라는 것을 알게 된 나는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상담을 받았던 숨은 이유를 찾아보니, 내가 자꾸 과정을 건너뛰고 있더라고. 내가 돈 벌고 싶은 분야에 있는 사람에게 인정과 칭찬을 받고 싶었나 봐. 내 마음대로 해서 미안해”라고 큰 깨달음이라도 얻은 듯이 말했다. 

  

그는 “인정과 칭찬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어. 괜찮아.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됐어.”라고 말하며 다독여주었다. 

나는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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