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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집이야기 | 뜰 앞의 자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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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랑소 작성일15-09-11 14:12 조회1,7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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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앞의 자립 

 

 

박준오

 

서울에 온지도 어느덧 4달째가 되었다. 이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 품었던 다짐들이 이제는 가물가물해지는 것 같다. 다시 생각해보건대 내가 이곳에 오려고 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자립(自立)이었다. 뭐 대단한 포부까지는 아니었고 남에게 폐 끼치는 인간은 되지 말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엉성한 바람이었다. 이제와 새삼스레 내게 자립이란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해본다. 내게 자립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마 ‘공부와 의식주를 해결하고, 한 달에 한두 번 주방에 선물을 하고, 가끔 사람들과 나가서 맛있는 것을 사먹는 데 별 문제가 없는 것. 남이 사든 내가 사든 간에, 돈을 받든 말든 간에, 얼마를 벌든 간에 어디서든지 스스로 별 거리낌이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자립에 있어서 제일 어려운 부분은 남들 앞에서 ‘별 거리낌이 없는 것’임을 요즘 새삼 깨닫고 있다.

   내게 자립(自立)은 아주 가끔 머물다 가는 손님이었다. 이곳 생활에서도 자립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 것 같다. 최근 술을 먹고 다음날 에세이 발표 시간에 지각을 했다. 남들에게 폐를 끼쳤고 더 이상 ‘사람들과 맛있는 것을 사먹는데 별 문제가 없’을 수 없게 되었다. 관리라는 이름 하의 보호를 받는 처지가 되었고 자립은 또 물 건너가게 됐다. 그날 후로 얼마간은 ‘비판하기 위해 인용된 문장’처럼 연구실을 다녔다. 어딜 가도 불편하고 움츠러들었다. 그런 나에게 연구실 사람들은 원색적인 비난을 하지도 않았고 또한 어떤 위로의 말도 건네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너는 너 자신에게 가장 큰 잘못을 했을 뿐’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고, 나는 스스로에게 잘못한 것을 갚아나가는 과정을 묵묵히 보여주는 것 말고는 달리 불편함을 모면할 방법이 없을 거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런 일이 있을 즈음에 갑자기 화단을 꾸미고 싶다는 욕망이 일었다. 옆집 할머니가 뿌린 퇴비냄새에서 불현듯 과거의 기억들이 떠올라 그랬던 것일 수도 있고, 음주가 금지된 상황에서 에너지를 다른데 쏟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안하고는 못 배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허락을 받아 채소를 길렀다. 잡초를 제거하고 땅을 뒤엎고, 흙과 퇴비를 섞어 둔덕을 만든 다음, 모종을 사와서 한 포기 한 포기 심었다. 오이고추, 당조고추, 방울토마토, 대추방울토마토, 파프리카 등의 열매채소들과 꽃상추, 적상추, 청상추, 비타민, 치커리, 깻잎, 당귀 등의 쌈채소들을 심었다. 한 동안은 푹 빠졌었다. 텃밭 앞에 설 때마다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마치 다중인격 살인마 같았다. 땅만 보면 필름이 끊겼고 정신을 차려보면 손이 온통 흙투성이가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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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잃었는데... 손에 흙이 묻어 있어!!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전부터 기르는 것에 관심이 많았었다. 아마 집에 돈이 많았다면 풀이 촘촘히 심어진 열대어 어항을 죽 늘여놓고 그것들 키우는 재미로 평생을 보냈을 것이다. 활보 알바를 하면서도 기르는 데 흥미가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최근 이용자가 집에서 단기거주시설로 이사를 가면서 그동안 이용자 어머니가 해주시던 목욕 일을 떠맡게 되었다. 처음엔 일이 추가되어서 짜증이 났다. 나 씻는 것도 귀찮아 죽겠는데 남까지 어떻게 씻길까. 하지만 막상 목욕을 시켜보니 이용자의 등에서 뽀드득 소리가 날 때까지 절대 샤워기를 멈추지 않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냥 씻기는 게 기분이 좋았다. 활보 알바를 하며 내 자신에게 놀란다. 머릿속으로는 “준오야 왜 이러는 거야. 이러지마!”라고 외치지만 숟가락으로 밥을 떠 넣어주면서 밥이 흘러내리지 않을까 같이 입이 벌어지는 나 자신을 알아채면 참 어이가 없다. 내안의 모성성이 발휘되는 것일까. 물론 텃밭 기르기와 활보 일을 잘한다고는 절대 말 못한다. 이용자와 한 몸이 되는 경지를 펼치는 5-6년차 활보 선생님들을 보면 머리가 멍해지고, 묘목만큼 굵어진 모종에서 고추와 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린 어느 할머니의 텃밭을 보면 깊은 절망에 빠지곤 한다. 어쨌거나 잘은 못하지만 기르는 것을 좋아하는 기운으로 활보 알바도, 텃밭 가꾸기도 소소하게 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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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스쿨 앞마당은 삼면이 텃밭으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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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뽑기를 게을리 하여 

작물을 기르는지 잡초를 기르는지 헷갈리는 상황이 나오지 않도록 한다.

 

 

   텃밭을 만들면서 ‘나는 백수다’ 프로그램을 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2층의 여성 학우들(윤희, 한라, 희정)은 팻말의 글씨를 써주었고 밑층의 범성이는 같이 모종을 사다 주고 심어 주고 기타 잡다한 일에 도움을 주었다. 모두 일하느라 모자란 공부 시간을 쪼개서 텃밭 만드는 것을 도와준 거다. 고마웠다. 백수다 프로그램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 그들 나름의 떳떳함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튜터들에게 잦은 질타를 받는 것으로 보아 실제로는 어떤지 잘 모르겠는데 뭔가 대견해보인다. 그 친구들을 가만히 지켜보면 20살부터 지금 30살까지 10년 동안의 나에게 미안해진다. 지난 5년은 백수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고 나머지 5년은 백수인 나를 인정할 수 없어서 도망 다녔다. 나도 그들처럼 일찌감치 나름대로의 백수선언을 했다면 나를 그렇게 불쌍하게 내버려두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10년의 보상심리의 발로인 듯 나는 그들의 자립을 도와주고 응원해주고 싶어진다.

   하지만 이런 말들은 어줍지도 않은 헛소리일 뿐이다. 누가 누구를 도와주고 응원해준다는 말인가. 나는 응원은커녕 그들에게 지도를 받아야 할 입장이다. 내가 제일 자립이 되지 않는 인간인 것이다. 요즘도 대책 없이 돈을 쓴 다음 친구들한테 꿔준 돈을 회수하려고 애를 쓴다. 또 남들 앞에서 자신을 제대로 설명하지도 못한다. 같이 일하는 활보 사람들에게 나를 설명하면 할수록 목소리가 커지고 뻥을 섞는 자신을 발견한다. 요상한 책을 읽고, 철저한 단체생활을 하고, 돈을 통제하여 쓰고, 행동을 관리 받는 등등의 나의 생활을 그대로 드러낼수록 다단계 업체에 빠진 이상한 놈으로 보일 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서 그렇게 말을 돌리고 거짓말을 한다. 일을 하면서 내가 얼마나 외부의 시선에 갇혀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연구실 품안에서나 거들먹거리며 이야기 할 뿐이지 밖에 나가면 나는 스스로를 그냥 사회부적응자로 여기는 거다. 팔십만 원 언저리쯤 벌면서 뭘 한다는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은 티미한 삶이 당당할 수 있는 거냐고 째려보는 눈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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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을 가꾸지 않아도 생명은 스스로 자란다

 

 

앞가림도 못하는 내가 뭘 해준다는 것만큼이나 ‘도와주고 응원해준다’라는 말 자체도 허황된 것인 듯하다. 텃밭의 식물을 키워보니 남이 잘 되도록 도와주고 응원해준다고 말하는 것이 참 어이없는 소리인줄 알게 된다. 나는 매일 10-20분 정도는 물을 주거나 잡초를 뽑는 등 텃밭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면서 “나는 정성을 다해 풀들을 돕는다. 내가 없으면 풀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적상추와 치커리들이 이 말을 듣는다면 아마 코웃음을 칠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뭔 소리야. 햇빛과 흙의 큰 도움 앞에서 너는 아무것도 아니거든? 그리고 네가 아무리 챙겨준다고 해봤자 흙 틈 사이로 뿌리를 뻗어 영양분을 빨아들이고, 하늘을 향해 잎을 밀어 올리는 것은 내 몫이라고.”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생각은 빈약한 자의식에서 나온 망상이 아닐까. 물론 자연물 각각은 항상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태양과 구름과 비는 텃밭의 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태양과 구름과 비는 그것에 대해 일일이 의식하지 않는다. 태양은 적상추와 치커리를 위해서 뜨고 지지 않고, 구름과 비도 적상추와 치커리를 위해서 오고 내리지 않는다. 따로 의식하지 않고 다 자신의 리듬에 따라서, 때에 맞게 자기 일을 할 뿐이다. 유독 사람들만 미미한 영향만을 담당하면서 특별히 도움을 주었다고 우쭐해 한다. 며칠 전에 내가 옆집 할머니에게 쌈 채소를 따다 드리고 으쓱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때를 면밀히 따져보면 내가 선물을 준 것인지, 적상추와 치커리가 선물을 준 것인지, 태양과 흙과 구름이 선물을 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나와 바깥세상이 마주쳐서 일어나는 일들은 ‘내가 도움을 주었다’고 하는 하나의 인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서로 깊고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만약 나와 바깥세상이 이렇게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면, 정말 남을 응원을 해주고자 할 때에는 자연이 충실히 자기 일을 해나가듯 나 자신이나 잘하면 될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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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은 딸기의 모습. 

참고로 까치가 쪼아놓은 것이 정말 맛있는 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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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방울토마토의 모습 

모종 하나에 10알 정도가 목표였는데 충분히 목표를 달성할 듯하다.

 

 

   실로 그렇다. 여기 와서 나는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전과 다르게 청소를 열심히 했고, 일찍 일어났다. 내가 왜 그렇게 변하게 되었는지 그 행동의 연원을 따져보면 스스로 그랬던 것인지 타인에 의해 그랬던 것인지 헷갈린다. 내 의지로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남의 것을 따라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내가 다르게 행동했을 때 사람들이 날 따 로 도와주고 응원해준 게 아니라는 점이다. 남들은 스스로 별 의식 없이 자기 생활을 충실히 해나간 것일 뿐이었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제야 좋은 자립이 좋은 더부살이를 이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저마다의 멋진 자립들이 서로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아 충만한 더부살이가 되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자연이 그러하듯이 자신을 위해 열심히 살면 남을 위하여 사는 게 되는 삶을 살고 있다. 내가 열심히 공부하면 남이 열심히 공부하는, 자신에게 좋은 영향을 주면 다른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그런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것이다. 정화스님이 설명해주셨다던 공진화(共進化)가 바로 이런 걸 뜻하는 말이 아닐까? 그렇다면 정말로 나를 기르는 것이 남을 기르는 일일 것이다. 실로 나를 기르지 않으면 남을 길러줄 수 없다. 결국 나를 사랑하는 만큼만 남을 사랑할 수 있다. 그간 자신에게 포악하게 굴고, 자신을 버렸던 나는 그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나의 자립과, 남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는 것에서 매번 실패했던 것은 나를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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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들이 잎마름병에 걸렸다 

책을 안 읽고 세미나에 참여했을 때 몸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는 것처럼 

잎이 마르는 증상이다 

땅이 안 맞으면 병이 생긴다고 한다 

깻잎 농사는 다음해를 기약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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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고추, 시중에 판매하는 것들만큼 크게 자랄지는 의문이다.

 

   요즘 본의 아니게 나의 생(生)을 기르고 있다. 그리고 그만큼씩만, 조금씩 당당해지고 있는 것 같다. 매일 아침 6시 30분에 108배를 한다. 에세이 발표 때 늦은 것에 대한 곰샘의 ‘감사한 처벌’이다. 처음 108배를 했을 때는 계단을 내려가기 힘들 정도로 다리가 후들거렸는데 이제는 허벅지에 제법 힘이 들어간다. 텃밭 기르기도 양생(養生)의 하나다. 더 이상 깻잎들의 비웃음을 사지 않기 위해서 텃밭의 잡초를 뽑을 때마다 나는 채소들을 도와준다고 생각하지 않고 내 자신의 잡념을 없앤다는 마음을 가진다. 머리털 같은 줄기에 좁쌀 반만 한 푸릇한 잡초 새싹이 귀여워 보이지만 나중에는 한손으로는 뽑을 수 없을 만큼이나 억새진다는 것을, 그것이 나의 못된 습속이 될 것인 양 싹들을 콕콕 뽑아낸다. 매일 밤 9시30분에는 관식이 형과 함께 1시간 코스로 남산타워 산책을 간다. 시성 형이 스케줄을 짜 준 것이지만 내가 짠 스케줄인 것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뗀다. 매일 숨이 차게 올라가 타워를 터치! 하면 몸이 한결 가벼워진다. 맑은 날 타워 꼭대기 즈음 버스정류장에서 보는 야경은 언제 봐도 가슴 벅차다.

 정류장에서 보는 서울 야경의 수많은 불빛들, 저 빛들도 하나씩 하나씩 따져 보면 다들 제 앞을 비추기 위한 불빛일 것이다. 나도 저 먼 곳 어디쯤에서 보면 희미한 하나의 빛으로 보이리라. 나도 내 앞가림을 하기 위해서, 내 자립을 위해서 밝은 빛을 내려고 한다. 연구실 사람들은 내가 남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이 되리라고 절대 기대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는 나 하나한테만 잘하면 된다. 자립이건 도움이건 응원이건 간에 나를 잘 가꾸기만 하면 만사 오케이다. 기르는 것을 좋아하는 기운을 내게 좀 쓰자. 그것만 좀 하자. 이렇게 '이기적'으로 살다 보면 내 몸의 뜰에서 알게 모르게 나눠줄 선물들이 입하의 푸성귀처럼 끝없이 돋아날지도 모를 일이다. 그때까지는 “흙 틈 사이로 뿌리를 뻗어 영양분을 빨아들이고, 하늘을 향해 잎을 밀어 올리는” 배움의 일상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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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백장미의 모습 

Tg 뜰에는 달맞이꽃과 백장미, 수련 등의 관상식물도 있으니 식후경 한번 하시길~

 

 

 

☆ 부록​ ☆ 

 

아무도 알고 싶어 하지 않는 텃밭 가꾸는 법을 소개합니다!!

 

▽ 텃밭의 효능

첫째, 농작물을 기르는 법 터득 -> FTA 등 농업 독점으로 채소를 못 사먹을 정도가 되었을 때 자급자족 가능 -> 생존능력 향상

 

둘째, 농약파티 농산물로부터 해방 -> 유기농 채소를 다소 섭취하여 건강 획득 -> 생존능력 향상

 

셋째, 주방에 채소 선물 -> 연구실에서 쫓겨날 확률 소폭 하락 -> 생존능력 향상

 

넷째, 주말농장을 꿈꾸고 여러 가지를 물어오는 일가족, 뭣을 심었나 구경하러 온 옆집 빌라 아주머니, 팻말을 뽑으러 온 초딩, 조그마하게 달린 토마토를 보여주기 위해 포대기에 아이를 업고 온 할머니, 딸기 쪼러 온 까치, 철쭉 옆에 일광욕 하는 고양이, 고추 꽃에 꿀 먹으러 온 꿀벌, 파란 배춧잎에서 보호색을 띠고 숨어 있는 배추벌레 등 다종다양의 자연물들과 네트워크 가능 -> 쉽게 말을 걸고, 쉽게 손을 벌릴 수 있는 낯짝 두꺼운 신체 형성 -> 생존능력 향상

 

다섯째, 쌈 채소를 길러 사람들에게 은근히 고기파티를 권할 수 있음 -> 고기회식을 해서 부족한 영양소인 단백질 섭취 -> 생존능력 향상 

 

여섯째, 옆집 할머니와 농작물을 두고 선의의 경쟁(Agon) 가능 -> 소일하면서 서로 건강해 짐 -> 생존능력 향상

 

 

▽ 채소를 길러보자 

모종 심는 시기: 4월 중순에서 5월 초순 사이

 

1. 잡초를 뽑고 흙을 뒤엎는다.

(잡초 중에 장금샘이 아끼시는 감나무 등등의 ‘뽑으면 안 되는 풀’이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한다.)

 

2. 사온 비료 흙과 기존의 흙을 잘 섞어 부드럽게 한다.

비료 흙 사는 곳: 남대문 꽃시장, 경동시장(가격: 8L-2000원)

비 오는 날 길가로 뛰쳐나온 지렁이를 위기에서 구해주고 텃밭에 놓아두면 Win-Win

 

3. 둔덕(이랑)을 만들어서 심는 것을 용이하게 해준다.

 

4. 적당한 수의 모종을 사온다.

판매처: 가까운 곳-남대문 꽃시장, 싼 곳-경동시장 

가격: 고추 등 열매채소는 하나 당 500~2000원, 쌈채소는 하나 당 200~500원  

문의: 011-381-2064(모종가게 아저씨)

※적당히 사온다. 

(‘덤을 받아온다. -> 심을 데가 없어 촘촘히 심는다. -> 전멸’의 불상사가 없도록 한다)

 

5. 해가 뜨지 않는 시간에 모종을 심고 물을 충분히 준다.

고추 등 열매채소 간격: 25-30cm, 쌈채소 간격: 5-8cm

 

6. 해가 뜨지 않는 시간에 물을 주고 자주 잡초를 뽑아준다.

작물에게 광합성, 수분 빨아들이기 둘 중 하나에만 집중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잡초는 되도록 자주 뽑아준다.

 

7. 모종이 어느 정도 자라면 빨리 떡잎을 떼어 잎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해준다.

(모종들은 떡잎이 떨어져야지 비로소 자신이 폭풍 성장할 시기라는 것을 깨닫는다)

 

8. 열매채소의 키가 어느 정도 자라면 대를 세워서 쓰러지지 않도록 해준다.

인터넷 쇼핑몰 70cm 고추대 20개: 배송비 포함 5900원(굵은 나뭇가지로 해도 상관없음) 

하얀 비닐 끈을 한 겹으로 해서 묶어주면 티가 나지 않아 한결 깔끔하다.

 

9. 열매와 잎은 되도록 자주 따내어 성장을 멈추지 않도록 해준다.

따는 법: 가장 바깥쪽 것부터 최대한 밑 부분이 남지 않게 따준다. 쌈채소들은 힘을 주어 따다보면 뿌리까지 뽑는 일이 있으므로 조심한다.

(천연비료: 쌀뜨물·커피 찌꺼기, 천연 진딧물 제거제: 소주·목초액)

 

재배가 끝나는 시기: 7월 중순에서 8월 초순 사이

 

10. 끝물이 되면 채소들을 정리하고 흙을 다시 뒤엎어 다음해를 기약한다. 

(쌈 채소의 잎이 자라지 않고 꽃이 피거나 줄기만 자라는 때가 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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