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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집이야기 | 풀집주의? 풀집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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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랑소 작성일15-09-12 11:15 조회1,3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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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집주의? 풀집주이!

 

송은민

 

 

풀집주‘이’

마치 나의 더부살이 글 쓰는 차례를 아는 듯이 풀집주이는 그렇게 왔다가 갔다. 감사! 처음 풀집주이를 한다고 했을 때 나도 그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풀집[주의]로 오해를 한다. 이 지점에서 필요한 것은 내가 즐겨하는 ‘사전 찾기 놀이’이다.

                      

주의(主義)[주의/주이]

1. 굳게 지키는 주장이나 방침.

2. 체계화된 이론이나 학설.

 

   오호, 발음은 주의나 주이로 굉장히 비슷하다. 하지만 뜻을 바탕으로 풀집[주의]를 해석하자면 풀집이 굳게 지키는 주장이나 방침, 풀집만의 체계화된 이론이나 학설(?)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에게 그런 것이 있던가? 전혀~ 백번 양보하여 그런 것이 있다손 치더라도 전혀~ 내세울 욕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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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풀집주이는 어디서 나온 말일까? 깨봉빌딩 엘리베이터에 붙어 있던 포스터를 자세히 보신 분들은 알 것이다. 바로 넝마주이에서 따온 말이다. 다시 사전을 찾아보자.

     

넝마주이 넝마나 헌 종이, 빈 병 따위를 주워 모으는 사람. 또는 그런 일.

넝마 낡고 해어져서 입지 못하게 된 옷, 이불 따위를 이르는 말.

   아, 넝마라는 순우리말이 이런 뜻이었구나. 다만 풀집[주이]가 넝마주이와 다른 점이 있다면 풀집 식구들이 직접 넝마를 모으러 다니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약간의 홍보와 준비, 점검, 정리만 할 뿐, 나머지는 모두 참여하는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멍석 깔아주기!

   ‘헌옷을 순환하라’는 취지에서 시작된 풀집주이의 기원은 수유너머, 해방촌 시절부터라고 한다. 당시엔 공간이 넉넉하여 상시적으로 열렸다고 한다. 그런데 이제는 공간과 관리의 문제로 인하여 1년에 두 차례, 정해진 기간 동안만 열기로 했단다. 작년부터 풀집 식구들이 주체가 되어 연 풀집주이는 이번이 3번째이다. 1년에 두 번이라고 해서 S/S시즌과 F/W시즌으로 나누어서 하냐고요? 음… 이번 풀집주이 옷을 정리하면서 저는 사계절을 보았답니다.(패션계와 거리가 좀 먼 우리들^^;;) 쨋든 우리가 할 일은 멍석을 깔아주는 것 뿐.

   가장 먼저 할 일은 홍보하기! 희정이는 홈페이지에 공지를 하고, 한라와 나는 포스터를 만들었다. 색도화지만 사서 잡지는 연구실에서 가져온 것과 혜경샘이 구해다 주신 것을 썼다. 그리고 다채로운 글씨체를 위해(?) 나, 한라, 희정뿐만 아니라 풀집에 게스트로 온 세경샘한테 펜을 쥐어주기도 했다. 중간 중간에 깨알 같은 멘트와 잡스러운 꾸미기로 포스터를 완성하여 깨봉빌딩과 베어 하우스, TG스쿨에 붙여 두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기다리기! ‘나백수(나는 백수다)’를 하는 희정과 한라는 주로 TG에 있고, ‘감성(감이당 대중지성)’ 1학년인 나와 효진&시연 언니는 주로 베어에서 지낸다. 그래서 감이당(깨봉 2층)으로 오는 옷들을 받는 것이 문제였다. 우리는 감이당 신발장 쪽에 큰 상자를 마련하여 옷을 수거하기로 했다. 그런데 상자를 늦게 가져다 놓는 바람에 혼선이 일어나고 말았다. ‘사람들이 옷을 어디에 둬야 할지 잘 모르는 것 같다.’는 말을 전해 듣고, 연락처를 남겨놓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다행히 작년에 참여했던 분들과 오며가며 감이당에서 공부하시는 선생님들이 안쪽으로 옮겨 주신 덕분에 물품 수거를 무사히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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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집주이 포스터 / 돈통과 가격표를 만들고 있는 효진 언니

 

 

   다음으로 할 일은 정리하기! 다양한 종류의 물품들이 들어왔다. 금방 정리하겠거니 했는데, 웬걸 3시간은 넘게 옷을 개고 진열한 듯하다. 활보하느라 함께 정리하지 못한 한라와 효진 언니를 대신하여 풀집 고문(?)을 맡고 계신 경금샘이 많이 도와주셨다. 그리고 중간에 새로 들어온 옷, 어지럽혀진 옷을 정리하는 데 준오, 다영 등이 거들어 주었다. 모두 모두 감사! 정리하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다른 사람보다 먼저 물건을 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로에게 어울릴만한 것을 추천해주고, 각자 필요한 것들을 찾으면서 하니 마냥 수고롭지만은 않았다. 

  

 

돌리고~ 돌리고~

   5월 11일 일요일, 드디어 ‘창고 대방출!’ 각종 강좌가 열리는 일요일은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날이다. 그래도 그렇지, 정리한지 하루 만에 쑥대밭이 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저녁에 확인 차 갔다가 시연 언니와 또 열혈 정리를 했다. 첫날 매출이 총 매출의 65% 정도 되었다. 그렇게 한바탕 메뚜기 떼가 지나가고, 다음 날부터는 꾸준히 새로운 물건이 들어왔다가 나가기를 반복했다. 어떤 물건은 왔다 갔는지도 모르게 빨리 사라졌는가 하면 어떤 물건은 서서히 혹은 끝까지 안 팔리기도 했다. 그 기준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주인을 만났느냐, 만나지 못했느냐의 차이인 것 같다. 다양한 사람들의 수만큼 다양한 취향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디서 많이 보던 옷을 발견했을 때는 괜히 반가웠다. 그런 것은 대부분 작년 풀집주이에서 옷을 샀던 사람들이 다시 내놓은 것이다.(반품도 두려워하지 않는 우리들^^:;) 또 내가 정리했던 옷, 내가 내놓은 옷을 누가 입고 있는 것을 보면 참 뿌듯하다. 사실 연구실에서는 익숙한 풍경이다. 같은 공간에서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레 책도 빌려 보고, 학용품을 빌려 쓰게 된다. 또 같이 살다보면 서로의 옷을 빌려 입기도 하고, 선물 받거나 산 물건들을 함께 쓰기도 한다.(곰집에서는 속옷, 양말도 공유하다는 풍문이….) 나에게 필요가 없거나 잘 쓰지 않는 물건을 다른 사람이 잘 쓰고 있는 것을 보면 기쁘다. 같은 옷이라도 누가 입느냐에 따라 색다르게 보이고(같은 옷, 다른 느낌?!), 같은 물건이라도 누가 쓰느냐에 따라 그 쓰임새가 달라진다. 이렇게 물건이 돌고 도는 과정을 보는 것은 참 재미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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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집주이에서 번 현금을 양손 가득히 들고, 새로 장만한 옷을 입고 한껏 들떠있는 풀집 식구들~^^

근데 왜 다들 후드티와 자켓을 산 거지? 이제 여름인데;;;

 

 

다음에 다시…

   마지막 날까지도 팔리지 않은 물건들을 처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물건의 재사용과 재순환을 미션으로 하는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을 하면 된다. 직접 가져다 줄 필요도 없이 전화나 온라인으로 기증 신청을 하면 물건을 수거하러 온다. 효진 언니가 연락을 했더니 요즘 접수량이 많아 일주일도 넘게 기다려야 된단다. 그리하여 우리는 남은 물건들을 상자에 잘 포장하여 창고에 쌓아 두었다. 이번 풀집주이에서 번 돈은 28만원 가량이 된다. 우리들의 수고로움에 비하면 과분한 액수다. 이 돈을 어떻게 순환시킬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이에 관해서는 곧 다시 공지를 하겠습니다.)

   풀집주이를 하는 동안 부러움 섞인 시선을 보낸 무리가 있다. 바로 곰집 식구들! 남자 옷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거의 없고, 수입금으로 풀집 회식을 한다는 헛소문까지 돌았던 것이다. 급기야 곰집 헌책방을 열까하는 말도 들었다. 근데 참 괜찮은 생각인 듯하다.(더부살이 글감을 위해 병철이가 파마를 하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을까? 한쪽에선 곰집주이도 같이 하고ㅎㅎ) 이 말이 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는지?! 아무튼 다음 번 풀집주이 혹은 곰집주이에도 많은 참여 바랍니다. 꾸벅(-- ) (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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