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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生生) 동의보감 | <폐경기 여성의 몸과 삶> 삶을 꼿꼿하게, 몸을 꼿꼿하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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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씨앗 작성일18-08-07 07:23 조회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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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을 꼿꼿하게, 몸을 꼿꼿하게 (1)

                                                                                                                                                               ​최소임

소리 없는 도둑, 골다공증
  중년에 접어들면 누구나 몸이 예전 같지 않다. 여기저기가 아프면서 건강에 대한 걱정이 많아진다. 많은 여성들에게 폐경은 이런 걱정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사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 사회의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듯 국립보건연구원에서는 이런 설문조사를 했다고 한다. 갱년기나 폐경을 앞둔 중년 여성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이 무엇일까? 설문의 결과는 골다공증이 암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폐경증후군과 뇌졸중이 그 뒤를 이었다. 의외다. 골다공증에 대한 공포가 이렇게 클 줄이야.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그 기관에서는 골다공증이 1위를 차지한 이유를 뼈가 부서지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알 길이 없고, 흔히 걸릴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골다공증은 뼛속에 구멍이 많이 생긴다는 뜻으로 뼈의 양이 줄어들어 뼈가 얇아지고 약해져서 잘 부러지는 병이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일상생활의 가벼운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진다. 살짝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대퇴골이 부러지고, 물건을 들기 위해 허리를 숙이다가 척추골이 내려앉고, 넘어지면서 손목을 짚다가 손목관절이 부러진다. 심지어는 기침을 하다가도 뼈가 부러진다. 알다시피 뼈가 부러지면 통증도 크고 일상생활에 커다란 지장을 받는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은 이미 뼈가 많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치료를 하기도 어렵고 추가 골절의 위험도 크다. 또 대퇴골 골절은 수술 전후에 합병증으로 사망률이 높다. 두려운 것은 이처럼 치명적 질환이 아무런 자각증상 없이 갑자기 나타난다는 점이다. 뼈가 부러지고 나서야 골다공증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골다공증을 ‘소리 없는 도둑’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현재 겪고 있는 고통보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미래의 고통을 더 두려워한다. 이 두려움을 더 가중시키는 것은 골다공증이 ‘흔히 걸릴 수 있는 질환’이라는 것이다.  


  현대 의학에서는 여성의 골다공증에 대한 주요한 원인중 하나로 폐경을 지목하고 있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폐경을 겪으니 골다공증은 여성이라면 피할 수 없는 질병인 셈이다. 이렇게 골다공증은 폐경기 이후에 여성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의 위치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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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이 아니라 폐경에 대한 두려움이 문제다
  노스럽은 골다공증의 원인에 대해 흥미로운 의견을 제시한다.

우리 인간들, 특히 폐경 이후의 여성들에게 나이를 먹으면서 뼈가 약해지는 유전적 원인은 전혀 없다. 우리는 지구상에 사는 동안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튼튼한 뼈를 유지하도록 만들어졌다. 현대 서구 사회에서 퇴행성 질환으로 알려진 관상동맥 질환, 고혈압, 비만, 골다공증은 땅의 지혜와 더불어 살아가는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가진 원주민들에게는 발견되지 않는 질환이다. 그들은 제1감정센터 – 소속감과 정서적 안정감과 관련되어 있는 – 의 건강을 유지해주는 흙과의 깊은 교감을 나누기 때문이다. 이 깊은 안정감은 우리의 뼈와 피와 면역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남성 위주였던 사회가 여성의 몸을 신뢰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존재로 인식해왔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은 몸에 대해 유대감이나 안정감을 느끼지 못한다. 그 결과 골다공증 같은 제1감정센터의 질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크리스티안 노스럽, 『폐경기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485쪽

  뼈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아동기, 사춘기, 청년기를 거치면서 발달해 대개 25~30세 무렵이면 크기와 밀도가 정상에 도달한다. 그 이후 나이가 들면서 뼈는 조금씩 감소한다. 여성의 경우 폐경이후 5년 정도 뼈의 감소가 가속화되어 골밀도가 낮아진다. 이런 뼈의 변화는 자연스런 몸의 리듬이다. 그러니 우리 몸은 나이가 들면서 뼈가 약해지지만 일상생활 중에 뼈가 부러질 만큼 약해지지 않는다. 그것은 폐경이후 5년 동안에 골밀도가 약해지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몸의 뼈는 죽을 때까지 일상생활을 꾸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만큼 튼튼하게 유지될 수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과거에 비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뼈가 갈수록 약해져서 뼈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몇 세기 전의 여성들이 현대여성보다 뼈가 튼튼했으며, 지금부터 1만 2천 년 전 서아시아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은 현대인보다 골밀도가 20% 높았다. 왜 현대사회의 여성들은 골다공증을 걱정할 만큼 뼈가 약해졌을까? 노스럽은 그 이유로 정서적 안정감의 결여를 지적한다. 특히 여성들이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자신의 몸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 골다공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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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남성의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몸에 대한 유대감을 크게 떨어뜨린다. 자신의 몸과의 소통보다는 미적 기준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이런 시선 자체가 뼈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데,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날씬한 몸을 선호하기 때문에 뼈의 손실이 시작되는 나이가 갈수록 어려지는 것도 큰 문제점이다. 며칠 전에 지하철에서 충격적인 광고를 봤다. 다이어트 광고였는데 정확한 문구는 생각이 나지 않지만 ‘뼈만 남도록 빼드리겠습니다’는 내용이었다. 몸에 뼈만 남긴다는 말도 끔찍하지만 이렇게 다이어트를 하면 뼈도 남아나지 않는다. 과도한 다이어트나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많은 여성들이 최고의 뼈 상태를 유지해야 할 20대에 뼈의 양이나 질이 부실해지고 있다. 이미 뼈 잔고가 적자인 상태에서 폐경기에 들어서고 있다. 폐경에 들어서기 전에 부족해진 뼈는 폐경에 대한 두려움으로 더 빨리 손실된다.    

  앞에서 언급한 설문조사를 봐도 우리 사회가 폐경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갱년기나 폐경을 앞둔 중년 여성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이 무엇일까? 이 질문 자체가 이미 폐경을 온갖 질병을 불러오는 원인으로 전제하고 있다. 남성의 몸이 기준이 되니 여성의 몸은 결핍되고 문제가 있는 몸으로 인식된다. 폐경은 자연스런 생리 현상임에도 마치 골다공증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취급되고 있다. 이런 의학적 시선에 의존하다보면 여성들은 더더욱 자신의 몸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골다공증은 폐경 자체가 아니라 폐경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문제이다. 폐경 후 몇 년 동안 급격히 골밀도가 떨어지는 것은 폐경이후에는 그것에 맞게 삶이 크게 변화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폐경은 여성의 삶에서 커다란 전환점이 되는 계기이다. 폐경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전 삶의 방식을 고수하려할 때, 새로운 삶을 창조하지 못할 때 골다공증과 같은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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