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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카로 가는 길

해완`s 뉴욕일기 | [온라인 커뮤니티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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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jsun0501 작성일17-11-07 18:42 조회7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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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7, 2017

온라인 커뮤니티 세대

-아들에대한 단상-

 

 

아날로그 시대에도 그랬지만, 디지털 시대인 요즘도 사진찍는 시간보다 사진을 현상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아날로그 시대에 암실에서 현상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디지털 시대에 뭔 사진 현상?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실, 어두운 방에서  밝은 방으로, 현상약에서 포토샵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메카니즘만 달라졌을 뿐인 것이다.

 

어쨌든 예나 지금이나 사진을 현상하다 보면 주로 단순 작업 위주로 흐르기에 음악은 내 일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이다. 주로 그때그때 대세인 음악들을 선곡하는데 얼마전 유튜브에서 우연히 귀에 들어 온 곡이 있었다.

 

'Faded'

DJ겸 음악 프로듀서인 Alan Waker의 곡이다.

그는 올해로 이제 겨우 19살 난, 그야말로 머리에 피도 안마른 애송이에 불과하지만10대 초반부터 이미 독학으로 음악을 공부했고 15살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유튜브에 자신의 음악을 올리면서 이름을 알렸다'Faded'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후로는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현재 본격적인 뮤지션의 길을 가고 있다고 한다.

 

그의 다른 곡들을 유튜브에서 찾아 들으며 'Faded'도 그렇지만 'The Spectre', 'Alone' 같은 곡들의 가사와 뮤직 비디오에서 지금의 온라인 커뮤니티 세대가 가진 그들만의 독특한 기운과 감성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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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an Waker

 

 

 Alan Waker만의 트레이드 마크는 바로 그의 독특한 패션에 있다.

일반적인 뮤지션들이 무대에서 화려함을 추구하는 것과는 달리, 그는 항상 얼굴에 검은 마스크를 두르고 검은 후드티의 모자로 외부와 자신을 차단한다.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무대에 올라오면서도 철저하게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다.

 

이렇게 50이 다 된 아줌마가 19살짜리가 만든 음악에 완전 공감하는 이유는 뭘까?!! 

하나뿐인 이쁜 웬수, 내 아들과 그가 격하게 오버랩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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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 아들

 

유아기 때부터 유독 겁이 많고 소심한 성격을 가진 아들 덕분에, 출산 후 외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고 작가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려던 나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말았다나로선 참으로 난감한 일이었다작업에 대한 욕심이 앞섰던 그 당시의 나로선, 나의 아이는 당연히 대범하고 독립적인 아이여야만했다.

 

그래서 그의 소심하고 배타적인 성격을 잡아줄 생각으로 두세살 때부터 짐보리나 문화 센터의 다양한 활동에 참여시키며 노력했지만-나의 이기주의를 아들이 알아챈 탓릴까-별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엄마가 잠시라도 안 보이면 곧바로 울음보가 터졌고 잠들 때엔 꼭 내 얼굴을 만지면서 눈을 감아야 숙면할 수 있을 정도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사회성은 개방적인 방향으로 나아갔지만 엄마에게 집착하는 것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그렇게 지내던 중, 그가 만4살 되던 해에 우리 가족은 미국으로 건너왔고 그렇게 그의 폐쇄적인 성격은 학교에서는 물론 미국 생활 전반에 걸쳐 여러가지 문제를 만들어 냈었다내성적인 성격도 주요인이었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에서 컴퓨터를 정규 과목으로 배우고 중학교 이후로는 아예 교과서 없이 컴퓨터로 수업을 진행하고 시험보고 숙제까지 올인원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 귀결되는, 학교를 통제하고 있는 사회적인 환경도 제 몫을 단단히 하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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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hello,

Can you hear me, as I scream your name

Hello, hello,

Do you need me, before I fade away

 

Is this the place that I call home

To find what I've become

Walk along the path unknown

We live, we love, we lie

 

Deep in the dark I don't need the light

There's a ghost inside me

It all belongs to the other side

We live, we love, we lie

 

Alan Waker의 히트곡 중의 하나인 ‘Spectre’라는 곡의 가사 일부이다.

 

그의 곡들에 붙여진 가사의 전반적인 주제는 그가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무대에 서더라도 마스크와 후드로 외부와 차단하는 모양새와 일맥 상통한다.

 

같은 동갑내기인 Alan Waker와 내 아들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온라인 커뮤니티 감성 세대들이다. 그들은 외부와 소통하기를 원하면서도 그와 동시에 자신만의 공간이 외부에 의해 침해되는 것을 절대로 원치 않는다. 그래서 하루 종일 스마트폰으로 바깥 세계와 소통을 시도하면서도 일상생활에선 자신만의 공간에서 움직이길 꺼려한다그래서 그런지 그들은 항상 뭔가에 고프다. 뭔가에 주려있다.

그들이 인지하는 외부는 두려움 그 자체인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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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선 아이가 19살이 되면 독립된 개체로 인정하고 부모들 곁에서 서서히 떠나 보낼 준비를 한다. 우리 아들도 올 가을에 대학에 입학하면서 독립의 첫 발걸음을 떼었다기대에 부풀어 있으면서도 불안한 긴장감으로 한 발을 디딘 것이다.

예상보다는 빠르게 잘 적응하고 있다.

감사한 마음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위태해 보이는 것을 어쩔 수 없다.

 

그는 분명 나의 세대와는 전혀 다른 그만의 방식으로 외부와 연결 될 것이다.

그것이 나의 눈엔 온통 모순으로 비춰질지라도 무조건 적대적으로 나설 수 있는 시기는 더 이상 아니다. 아마도 우리 부모 세대가 우리를 바라보았던 시선도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니었을까. 아직 내 마음의 의구심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그를 믿고 그만의 항해를 조용히 지켜볼 시간임은 확실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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