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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카로 가는 길

곰가족의 이집트 통신 | 좌충우돌 카이로 9.5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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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eanlee 작성일16-06-14 00:55 조회2,528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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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카이로 9개월

 

     안녕하세요. 그동안 자체 휴업 중이던 곰가족의 이집트 통신을 재개합니다.

     저의 카이로 생활은 초반 적응 2개월을 제외하고는 거의 책모임이 중심이었습니다. 아니죠~^^ 처음에는 아랍어와 creative writing 무료코스를 의욕 넘치게 함께 시작했었죠. 짧은 겨울방학 기간을 거치면서 욕망의 교통정리를 하는 의미에서 두 과정은 적만 두고 가는 것으로 정리하고 책읽기 쪽으로 마음을 굳혔었습니다. ㅎㅎ 아랍어와 글쓰기는 잠깐 마음을 풀어놓는 사교모임으로 전락했지만, 시간이 쌓이니 정든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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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만 남은 아랍어수업 vs 한인회 아랍어 수업-초중급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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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전 마지막 글쓰기 모임 - 가족과 함께)

     이제 책모임 이야기를 드릴게요. 11월 1일에 첫모임을 가진 카이로 일요책모임은 1주 1권 읽기 7주와 1주 쉬는 것을 한 블록으로 2블록은 순조롭게 진행하였습니다. 3블록 째에 들어가자 제법 안정이 되고, 마침 강학원에서 니체읽기가 다시 시작되어 거기에 발맞춰 니체 읽기 모임을 시작했지요. 다양한 책읽기의 일요모임과 작가나 주제에 초점을 맞춘 목요모임이 동시에 운영이 된다면(선생님들이 안 계신 아쉬움만 빼면) 제법 안정적인 공부구도가 잡힐 것 같았습니다. ㅎㅎ 책을 읽는 것이 틀에 박힌 회로에 틈을 내고 탈주하기 위한 것인데... 거기서도 ‘안정’을 원했다니... 뭔가 균형이 맞지 않네요.^^ 역시나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몇 달 동안 쌓인 친목으로 가입을 했지만, 니체 자체가 불편하신 분, 생활이 있는데 두 책을 다 읽기가 버거우니 모임을 하나로 합해줬으면 하시는 분, 아마도 우리가 읽는 니체 자체가 너무나 버벅거려 배움의 지점을 찾기 어려우셨을 분 등 각각의 욕구들이 분출했습니다. 결국 니체모임은 접었지만, 책들을 맥락속에서 읽고 싶은 욕구가 남아 3기 일요책모임을 연장해서 고대사(그리스사, 로마사, 이집트사) 쉬운 책들과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를 읽었습니다. 우리의 정서와 감각이 얼마나 근대적인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지요. 그렇게 7개월을 꽉 채운 책모임을 마치고 이집트 박물관을 다녀왔어요. 전체 다섯 명 중 세 명만 다녀왔는데, 책에서 봤던 사진들이 실물로 등장할 때마다 경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 중 한분은 죽은 자들과 그들을 위한 물건들로 가득한 박물관이 으스스하다고 하셨지요. 듣고 보니 파라오들이 살면서 자신의 죽음과 다시 돌아올 생명에 대해 꿈꾸고 설계한 흔적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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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존상태가 좋은 람세스2세 미아라, 책에 나온 유물인 ‘난쟁이 세네브와 그의 가족’을 설명하는 모마씨 - 난쟁이가 신성한 존재였다네요)

     ㅎㅎ 여담인데요...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가정이 중요한지, 부부상이나 가족상들이 참 많아요. 한데 특이한건, 모두 다 여자가 남자에게 팔을 두르고 있다는 것이죠. 이유를 묻자 한국말을 잘하는 모마씨는 여자가 훌륭한 남자에 대한 존경과 지지를 표시하는거라 합니다. 왜 남자는 지지와 사랑을 표시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ㅋㅋ 모마씨는 여자는 단지 여자이고, 남자는 신적인 존재라 그런 인간적인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답니다. 근데 더 반전은^^ (글쓰기샘 말씀에 따르면) 이집트 남자친구를 가진 미국인 친구들이 그들의 사랑표현에 경악을 한답니다. 우리 미국인은 그런 낯간지러운 이야기는 앞에서 하지 않는다고 소름이 돋으니 그만하라고 한다니... 고대에서 현대로 오는 사이 이집트 남자들에게 무슨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밤마다 길거리에 모여 술도 없이 끝없이(새벽까지) 수다를 떠는 친구들도 다 남자들입니다. 뭔 이야기를 그렇게 끝도 없이 하는지 궁금할 따름이에요.

 

     이제 마지막으로...

2015 - 2016 책모임 계획을 올리겠습니다. 책은 멤버들의 투표로, 형식은 장금샘의 허락으로 감이당 글쓰기 형식을 빌렸습니다. 학교가 8월 말에 학기가 시작되어 6월 초에 끝나는 특성상 한 해도 입추에 시작해서 망종에 마무리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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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왕조 방에서 함께간 셋이서)

​     ​잠시 방학 두달동안 이집트 통신이 아닌 프랑스 통신을 보내겠습니다. 방학동안 아이들 둘이 앙티브에서 불어를 배웁니다. 불어가 전혀 안되는 저는 봉주르와 메르시만 가지고 두달을 나볼까 합니다. 좌충우돌 프랑스편을 기대해주세요.^^

댓글목록

애독자님의 댓글

애독자 작성일

하하 고대에서 현대로 오는 사이 이집트 남자들에게 무슨 일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신적인 존재가 수다쟁이 아줌마로 변신하신 걸까요? ^^
이집트 박물관의 미라... 사람보다 옷이 더 오래 남았네요
사람 살아 있는 시간이 정말 잠깐이군요
짧은 여행 같은 삶 즐겁게 살아야지
멀리 카이로에서도 꾸준히 공부를 계속해 오시다니 대단하십니다
9월부터 또 새로운 학기 시작! 그리고 공부는 계속된다 홧팅~
올여름 앙티브에 가시면 '좌충우돌 프랑스' 소식 많이 많이 전해 주셔요~

jeanlee님의 댓글

jeanlee 댓글의 댓글 작성일

홧팅 감사합니다~^^ "짧은 여행같은 삶"이라고 쓰시니 정말 즐겁게 살아야겠네요.^^ ㅎㅎ 저희 가족이 식상이 넘치지도 않는데... 새로운 곳에 적응하는 것이 늘 먹는 것으로 시작되네요. 낯설어도 잘 먹고살수 있으니 긴장 풀라는 신호일까요?^-^ 작은 주방에서 뚝딱뚝딱 별걸 다 만들어먹고 있습니다. 일주일도 안되 벌써 두번째 김치를 만드는 중입니다. 요한이가 영어와 한국 청소년(? 어린이??) 북클럽 이야기를 올리면 바로 소식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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