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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산책단, 좋니? | <니체 산책단, 좋니?> 5-6일차 니스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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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량 작성일18-07-19 08:15 조회2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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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가 답답해 했다는 스위스 바젤의 일정을 뒤로 하고

생활비가 아주 적게 들고, 은자가 완벽하게 숨을 수 있는 곳니스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바젤은 우리를 놓기 싫었나 봅니다.

니스행 비행기를 타는 유로 공항에 도착했더니 공항 바깥에 사람들이 부쩍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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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둥절한 산책단은 무슨 일인지 궁금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안내 방송 없이도 한가로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친절한 아주머니가 이 상황을 설명해 주셨어요.

이유인즉 테러물로 의심되는 물건이 있어서 조사 중이라네요.

 

기약 없이 기다리다가 드디어 10시 무렵에 공항문이 열렸습니다.

유럽은 이럴 때 상황 해제 시간에서 가장 근접한 항공 스케줄부터 체크인 한다네요.

하여 우리가 탈 10:50 니스 발 비행기가 제일 먼저 오픈 되었습니다.

 

부랴부랴 짐을 챙겨서 입국 심사대를 거쳐 비행기 게이트로 달리던 중

당미샘 머릿 속이 하얘졌습니다.

아차차!!! 입국 심사대에 여권과 티켓을 놓고 온 것입니다.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에서 손흥민 선수의 달리기보다 더 빠르지 않지만 

그런 마음으로 힘껏 뛰어가서 여권과 비행기 티켓 테이킷 성공!!

무사히 비행기에 탑승하였습니다.

 

니스에 도착한 산책단은 숙소에 짐을 풀었습니다. 

잠시 숙소 구경하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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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숙소는 아랍인들이 사는 마을의 기찻길 옆에 위치했습니다.

우뢰 같은 기차 소리에 시끄러웠지만 산책의 고단함에 푹 잤습니다.

 

숙소에서 짐을 푼 후 활기차게 니스의 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산책단은 고난 속에서 오늘 하루를 시작하였는데요, 

이쯤에서 끝나는 걸까요

아니, 니체를 만나는 마중물 같은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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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일정으로 니스 고성(l'Ancien chateau)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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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은 전망대 같은 곳이어서 천사들의 만(the bay of Angel)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만이 그리는 둥근 선을 따라가보면 평온함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역광이어서 사진으로 남길 수가 없었어요.

대신 고성에서의 한 컷과 니스의 거리 풍경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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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떻게 집으로 갈지 의논한 뒤 올라오던 대로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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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내려가다가 하행 길목에서 경찰을 만났습니다.

고성의 문은 8시면 닫힌다고 합니다.

허걱!! 8시가 훌쩍 넘어섰으니 어쩔 도리 없이 다른 길로 내려가야했습니다.

아침부터 산책단의 길은 순조롭지가 않더니 고난의 수미쌍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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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안에 갇힌 우리는 경찰이 알려준 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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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남산길이었어요. ㅎㅎ 

큰 나무가 만들어낸 아치형 길 한쪽에 또랑이 흐르는 길을 따라  걱정없이 해변가로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니체가 니스에서 첫번째로 살았던 해변 마을이었습니다.

와우~~ 반가움에 일제히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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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스에는 니체와 관련한 장소에 표지석이 잘 되어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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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보니 오늘 우리가 겪은 것은 수난이 아니라 

니체가 자기의 흔적 속으로​ 우리를 부르는 사인이었습니다.

바젤에서도 그랬듯이 니체는 우리의 산책 길에 숨은 로드 마스터였습니다.


공부 공동체를 꿈꿨던 니체가 우리를 몹시 기다린 것은 아닐런지..

니체는 공통된 영역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을 때마다혹은 나눌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터무니 없을 정도로 행복’<좋은 유럽인 니체>했다고 하네요. 

자신의 삶과 공부를 나누고 싶었던 니체는

청소년기의 친구들과도, 루살로메와 파울레와도,

말미다 부인과도 항상 그런 관계를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관계가 쉽지 않아 실패했고 말년에는 고립감에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로드 마스터 니체가 있으니 길을 헤맬까 걱정되지 않네요.

 

둘째날(18) 아침,

니체의 갑작스런 부름에 자다말고 부운 얼굴로 아침 7시에 에즈(Eze) 마을로 출발했어요.

이때 출발해야 기차 시간에 맞출 수 있고, 선선한 아침 바람을 쐬며 산행할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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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스역에서 에즈역​(gare de Eze sur mer)으로 가는 방법을 의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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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즈 역에 도착해서 에즈 마을(ville de Eze)로 향하였습니다.

병풍처럼 펼쳐진 돌산 뒷편에 에즈 마을이 있습니다.

돌산을 넘어야 에즈 마을에 닿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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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400미터 넘는 곳에 위치한 에즈 마을에는 버스로 가는 법도 있지만

니체는 자신처럼 걸어 올라오라고 합니다굳이??? 

로드 마스터의 부름을 믿고 자신의 호흡과 몸의 리듬을 맞춰 올라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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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까지의 길은 힘들고 약간 가파른 오르막길이었습니다.

높이와 정신의 고양감을 사유했던 니체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니체가 마셨던 신선한 공기와 햇살을 몸 속 가득 채우며,

이곳에서 썼다는 차라투스트라의 3[낡은 서판과 새로운 서판]에 관한

근영 샘의 설명을 들으니 산책길은 회복과 치유의 길이 되었습니다.

 

자세한 산행에 대해서는 청년 산타 번외편을 참고하세요.

 

니체도 영원회귀에 관한 영감을 준 힘들고 가파른 이 길을 사랑하였고

7시간 걷고 글쓰는 일과 덕분에 잠을 잘 잤고 많이 웃었더 없이 건강했고 끈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도 그런 신체가 될 수 있겠지요.

 

니체가 사랑한 무어인의 요새, 에즈 마을은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웠습니다.

그는 산과 바다라는 메타포를 즐겨 사용하는데 에즈는 높은 산과 드넓은 바다가 같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니체는 이곳에서 살고 싶었으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포기하였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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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바라본 에즈 마을입니다.

정면의 산꼭대기에 에즈마을이 보입니다.​

앞으로 차라투스라는 몸으로 읽힐 것 같습니다. 

에즈 마을의 산행 기억을 떠올리면서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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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즈 마을 탐방에 지친 우리들은 기차를 기다리며 졸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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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서 시에스타를 한 후 햇살의 뜨거움이 가신 오후 6시에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이번에는 니체가 살았던 집 3군데와 영국인 산책길을 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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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붉은 건물 사이로 보이는 노란 건물에서 니체가 두번째로 살았다고 합니다.

그 집에서 바둑판 무늬의 마세나 광장과 바다를 보는 것을 즐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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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니체가 니스에서 마지막으로 살았다고 추정되는 집입니다.

주소가 정확하지 않아서 헤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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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이 거리에 속한 집에서 살았던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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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니체가 즐겨 걸었던 영국인 산책길에 갔습니다.

지중해가 바라보이는 넓은 바다와 바다가 실어다주는 바람, 

그리고 명랑하게 만드는 햇볕에 산책 내내 가볍고 즐거웠습니다.

이런 기운들이 니체의 건강을 돌본 것 같습니다.

우리도 니체의 말처럼 더 높이, 더 가볍게 살아갈 수 있겠지요.

 

한편 산책단에 유행어가 생겼는데요,

산행하는데 스틱이 없으면 추한테 연락해서 줄자집 가서 스틱 가져오라 해,

우비가 없으면 근영샘 집에 들러서 우비 가져오라 해,

상방에서 인이 긴팔 들고 오라해

공항에서 와이파이 도시락 들고 오라해...

여행 중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든든한 추에게 카톡 날렸습니다.

추한테 들고 오라고 해~~’

 

모두가 추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이틀 후면 만날테지요.

~ 어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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