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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그리스인 호호미 | 노동으로만 채워지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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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VQ 작성일18-12-28 09:00 조회3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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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으로만 채워지는 ?

 

이호정

 

 

노동의 가치에 대한 의문

노동하는 삶은 정말로 가치 있을까? Yes, of course! 나는 철저하게 그 가치를 믿었다. ? ‘노동은 세상에 도움이 되는 뭔가를 생산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그 생산은 꼭 필요한 것의 생산일까? 얼마 전 물건 하나를 사러 아울렛에 들어갔다가 10분 만에 지쳐서 잽싸게 빠져나온 적이 있다. 난 분명 필요한 것만 사러 갔는데, 내게 전혀 불필요한 물건들이 여기저기서 유혹적인 아우성을 보내오는 게 아닌가. 그 물건들 사이에서 내가 느낀 것은 극심한 피로감이었다. 그 물건들로 인한 탐욕을 잠재우느라고 말이다. 이런 걸 마주할 때면 노동에 대한 회의가 조금씩 일기 시작한다. ‘이런 걸 꼭 만들어야 하나?’

 

 

노동에 대한 의문이 더 짙어지게 된 것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삶을 만나면서부터다. 그리스인들의 삶에 있어 노동은 생존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것이어야 했다. 그렇게 된 데에는 그리스의 기후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하늘의 신 제우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은 그리스 땅에 극적인 변화들을 가져왔다. 그들이 보낸 폭풍과 지진은 농장이 있던 자리를 흔적도 없이 쓸어가 버리곤 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신들의 변덕 속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그리스인들은 그런 자연과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삶의 양식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일명 덜 먹고, 덜 쓰고, 더 활동하기!

 

 

그렇다. 그리스인들은 거친 기후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자신들의 생활을 조절했다. 먼저 그들은 식량이 떨어질 것을 대비해서 애초에 적은 양의 식사, 입맛을 크게 돋우지 않는 담백한 식사를 했다. 그러면서도 체력이 빈약해지지 않기 위해 그들은 밖에 나가 활동적으로 생활했다. 농사를 짓기도 하고 생필품을 만들어 팔기도 했는데, 이 때 그들이 주의했던 점이 하나 있다. 지나치게 일하지 않기. 그들은 삶을 노동으로만 채우는 것을 경계했다. 그랬기 때문에 그들은 우리처럼 다양한 물건들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삶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삶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드는

그리스인은 우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물건들을 얻으려 애쓰지 않음으로써 여가를 확보했고, 그 시간을 집 바깥에서 보냈다. 그래서 그리스인은 도시에서든 농촌에서든 동료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면서 자신의 지혜를 가다듬고 행동방식을 개선했다. 이토록 완벽하게 사교적인 민족도 드물다. 그리스인에게 대화는 생명의 호흡이었다.

(H.D.F 키토, 고대 그리스, 그리스인들, 갈라파고스, 55) 

고대 그리스인들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물건들을 적게 가졌다는 사실은 아주 중요하다. 노동의 가치에 대한 의문이 여기서 풀리기 때문이다. 그들은 삶에서 애써 결핍을 만들어내려 하지 않았다. 그럴 시간에 그들은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로써 자신의 삶을 돌보는 데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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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들에게 대화는 생명의 호흡이었다
 

 

우리는 왜 노동으로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여기는 걸까? 그것은 어쩌면 우리 스스로 만들어내는 결핍과 보상의 사이클을 반복하는 일이 아닐까. 그리스인들을 보자. 그들의 삶은 우리처럼 긴 시간의 노동 후 거기서 얻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노는 힐링식 자기 돌봄으로 채워져 있지 않았다. 그들은 오히려 필요한 최소한의 노동을 하고, 나머지 시간을 전부 자신의 삶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기 위해 보냈다. 그리고 그 방편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중요시했다는 점이 재밌다. ‘자신들의 지혜를 가다듬고 행동방식을 개선하는 데 관심 있었던 그들은 사람들 속에서 그것을 이루고자 했던 것이다.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글을 끝으로 <명랑한 그리스인 호호미> 연재가 끝납니다. 

다음에 또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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