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 손자병법] 지피지기 백전....불태? > 쿵푸스온더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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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행 낭송 28수 | [낭송 손자병법] 지피지기 백전....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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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늘보 작성일18-10-21 10:00 조회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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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손자병법이라고 하면 왠지 필승의 비법이 담겨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병법이나 전술이라는 것이 그런 것 아닌가. 싸워서 이기는 법

 ​손자병법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도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하는 구절은 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백번 싸워 백번 다 이길 수 있다는 말. 무척 매혹적이고 강력하다. 어렸을 때, 이 구절을 처음 듣고는 꼭 여의주나 옥새 같은 것을 손에 넣은 것처럼 소중하고 불안해서, 누가 들을까 소리 내지 않고 혼자 속으로 되뇌었던 기억이 있다.

  좀 크고 나서는 그게 아~주 유명한 말이라 내가 그렇게 꽁꽁 싸매어둘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지피지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도 같이 알게 되어 그 문장 자체에는 심드렁해졌다. 하지만, 나중에 한 번쯤은 손자병법을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의 싹을 틔우기에는 충분했다. 그렇게 드디어 [낭송 손자병법]을 읽을 기회가 오자 나는 다시 설레었다.

  그런데, 정작 책을 펼쳐 읽었을 때, 나에게 소중했던 바로 그 문장은 나오지를 않고, 그와 엇비슷하게 생겼지만 완전 다른 뜻의 문장만 등장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 적을 모르고 나를 알면 한 번 이기고 한 번진다. 적을 모르고 나도 모르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패배한다.”-39pg

 

  잉? 지피지기 백전.... 불태? 알고 보니, “백전백승이라는 말은 훗날 삼국지연의를 쓴 나관중이 백전불태라는 손자병법의 경구를 차용한 것이었다. 아니, 지피지기도 어려워 죽겠는데, 그걸 해도 다 이길 수 있는 건 아니라고? 그냥 위태롭지 않을 뿐이라고? 이게 뭐야! 묘한 실망감 혹은 배신감 같은 게 올라왔다. 나는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단언을 듣고 싶었다. 하지만, 바로 몇 페이지 뒤에 손무(손자)는 절대 그런 단언은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는 것이라고 이렇게 못을 박았다.

 

예로부터 전쟁을 잘하는 사람은 먼저 적이 이기지 못하게 준비한 뒤, 적을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노렸다. 적이 이기지 못하게 하는 것은 나에게 달려있고, 내가 이기는 것은 적에게 달려있다. 따라서 전쟁을 잘 하는 사람은 적이 나를 이기지 못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지, 적을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렇게 말한다. “승리는 미리 알 수는 있지만, 마음대로 승리를 이룰 수는 없다.” -41pg

 

  손자는 적과 나의 상호성을 강조한다. 그 상호성 위에서 싸움의 형세라는 것은 매순간 시시각각 변화하며 살아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거기에 끊임없이 대응하며 승리를 기다리는 것뿐. 끝없는 변화에 대한 끝없는 대응! 이것이 싸움터를 지배하는 유일한 진리다. 승리를 단언하는 행위는 이 진리에 위배된다. ‘단언은 내가 가진 유리한 조건과 상대가 가진 불리한 조건들이 변화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야만 할 수 있는 행동이다.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 행위, 이건 싸움터에서나 우리의 삶에서나 스스로를 위태롭게 하는 짓이다. 우리는 끝없는 변화에 끝없이 대응하며 깨어있어야 한다. “위태롭지 않다”(不殆)라는 표현에는 싸움터의 진리, 나아가 우리 삶의 진리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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