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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라 기범 | (복수로드 3탄 양주편) 헛된 욕망은 나를 파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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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범 작성일17-08-14 09:38 조회6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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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된 욕망은 나를 파멸시킨다

 

 

 

운하에 흐르는 다양한 욕망

 

소주에서 양주로 갔다. 소주나 소흥에 비해 양주는 그리 유명한 도시가 아니었다. 하지만 청나라 때만 하더라도 중국 전역에서 양주 상인들이 가장 부유했다고 한다. 운하를 통해 염매업을 했기 때문이었다. 양주에는 3개의 운하가 흐른다. 첫 번째는 대운하(고운하)이다. 수나라 양제가 수백만 명의 인력을 동원해서 만든 운하로 장강과 황하를 잇는 운하이다. 두 번째는 경항운하이다. 북경과 항저우를 잇는 운하로 지금도 수많은 배들이 이 운하를 통해 물자를 운송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커우 운하이다. 오나라가 운하를 팠다고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운하였다. 바로 부차가 팠다고 전해지는 운하였다. 이를 보기 위해 양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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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늦게 숙소에 도착한 우리들은 이동에 지쳐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해가 어둑 어둑 지고 있었다. 숙소는 고운하 바로 옆에 있었다. 운하유람선을 타기 위해 운하 옆 산책로를 걸어갔다. 운하 주변에는 버들나무의 잎이 흐드러지게 펼쳐져있었다. 매미 소리는 시끄러웠다. 양주 시민들은 운하 근처 공원에서 운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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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완전히 지고, 유람선에 출발할 때가 되자 운하 주변의 항구와 건물에 불이 켜졌다. 빛나는 운하를 올라가니 고우영의 『십팔사략』의 한 장면이 내 머리 속에 그러졌다. 운하를 건설했던 수양제, 그는 수백만 명을 동원해서 운하가 완성시킨다. 운하가 완성된 후 수양제는 수만 명이 이끄는 배를 타고 유람에 나선다. 배 주위는 밤에도 배의 불빛 때문에 낮처럼 밝았다고 한다. 이런 광경을 멀리서 보는 농민들의 한 마디, “농민들은 굶어 죽고 있는데...지이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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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우영의 십팔사략, 가장 재미있게 중국의 역사를 알고 싶으면 추천! 

 

하지만 실제로 이 당시 팠던 대운하는 강남의 물자를 북방으로 수동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고 한다. 지금도 경항운하를 만들어서 남방의 물자를 북방에 운송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차가 팠던 운하는 유람용이거나 물류 운송용이 아니었다. 그의 중원 제패의 야망을 이루기 위한 물길이었다.

 아버지 합려를 구천에게 잃었던 부차는 왕위에 등극하자마자 구천에 대한 복수의 칼날을 세운다. 매일 조정에 들어설 때 신하들로 하여금 이렇게 외치게 했다. “구천이 아버지 합려를 죽인 것을 잊었는가!” 

 

몇 년 뒤 부차는 월나라를 공격해서 구천을 자신 앞에 무릎 꿇린다. 통쾌한 복수! 하지만 그후 부차는 자신의 야망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의 야망은 바로 중원의 패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는 제환공 진문공처럼 중국의 제후국들을 회합하고 제후들의 우두머리가 되고 싶었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을 중원에 보여줘야 했다. 그래서 그는 군대를 이끌고 중원으로 올라간다. 특히 오나라 바로 위에 있는 제나라를 공격했다. 역사서에 따르면 제나라로 갈 때 운하를 파서 수군을 이용해 공격했다고 한다. 그때 파놓은 운하가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

 

 아무튼 이 운하를 통해서 부차는 제나라를 공격하고 중원에 머물면서 황지(黃池)에서 회합을 열고 중원을 제패하려 한다. 오자서는 계속해서 중원보단 먼저 월나라를 쳐야한다고 말하지만 그는 월나라를 공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약국인 월나라를 정벌하지 않는 것은 패자로서의 위엄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수년 전, 자신에 의해 정벌당한 월나라는 더 이상 공격할 대상이 아니라 관용의 대상이었다. 그는 단순히 힘만이 아니라 중원의 나라에 존경을 받고 싶었던 것이다. 남이 진정으로 자신을 존경하기를 바라는 바람, 그래서 모두 자신의 말을 듣기를 바라는 욕망. 어쩌면 이런 욕망이야말로 가장 권력적인 욕망은 아닐까. 

 

자전거타고 운하를 돌아다니다

 

 다음날 아침에는 숙소 근처에 있는 개원을 갔다. 청나라 때의 상인이 만든 정원인데, 수많은 괴석과 다양하게 생긴 나무들이 있었다. 중국에서는 개인용 정원도 이 정도 스케일이라는 것을 보면서 다시금 중국의 크기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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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점심을 먹은 후 나 혼자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목적은 한커우 운하, 경항운하, 그리고 장강이었다! 숙소에서 장강까지 10킬로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도전을 해보기로 한 것. 먼저 갈 곳은 한커우 운하였다. 오랜만에 자전거로 이동하니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도 잠시, 내리쬐는 강렬한 햇빛 속에서 자전거로 이동하니 점점 온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운하를 따라 30분 정도 달렸을까, 고운하 옆으로 빠져나가는 하천이 보였다. 한커우 운하였다. 넓이는 20미터도 안되어 보였다. 한커우 운하는 고운하의 지류처럼 잔잔하게 흐르고 있었다. 이렇게 좁은 하천을 통해 수많은 군함이 지나갔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웠다. 한커우 운하 옆에는 부차의 이름을 딴 광장이 있었다. 그곳에는 부차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부차의 동상이 서 있었다. 오나라의 수도였던 소주에서는 부차의 흔적을 찾기 힘들었다. 나라를 망하게 한 장본인이니 망국의 주범을 굳이 기억하고 싶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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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나라가 아닌 중원에 모든 정신이 팔려있었던 그, 하지만 수십 년 동안의 전쟁으로 오나라 백성들은 지쳐있었고, 그 동안 월나라는 힘을 기르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부차와 주력 부대가 중원에서 있었을 때, 구천은 오나라 수도를 공격해서 태자를 사로잡는다. 그런데 부차는 이를 듣고서도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이 소문이 다른 제후국들에게 퍼질까 전전긍긍하다. 자신의 나라의 존망보다 제후들 사이에서 자신의 위엄이 무너지는 것이 부차에겐 더 큰 문제였던 것! 결국 나중에 돌아온 부차는 값비싼 재물로써 월나라와 화친을 맺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월나라는 점점 강해지고, 결국 월나라는 오나라를 멸망시키고, 부차는 자결한다. 비참한 최후였다. 남을 꿇게 만들고 싶은 욕망이 결국 자기 자신을 돌아보지 못한 것이다. 

 

장강 가려다 죽을뻔 하다

한커우 운하를 떠나서 갈 곳은 경항 운하였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니 기분은 좋았지만 날씨가 너무 더웠다. 기본이 40도이고, 체감 온도는 50도가 넘었다! 정말 더위에 미쳐 죽는 줄 알았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슈퍼에 들려 2리터짜리 물을 사며, 틈만 나면 물을 마시며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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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정도 가니 경항 운하가 보였다. 운하의 넓이는 고운하보다 훨씬 컸다. 지금도 많은 배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다음 목적지는 장강이었다. 이 경항 운하를 따라 남쪽으로 약 8킬로만 가면 장강을 볼 수 있었다. 이정도면 자전거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정신을 차린 후 다시 힘차게 패달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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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사 중인 도로가 많아서 계속 우회하면서 내려가야 했다. 힘들 것이라는 예상은 했으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공사 중인 도로를 갈 때는 수많은 먼지를 마시며 가야 했다. 입을 계속 말라서, 몇 병의 음료수를 사서 벌컥벌컥 마셨다. 하지만 그때뿐, 몇 분만 있으면 다시 입이 바짝바짝 탔다. 배는 부르고, 입은 타고... 대낮이어서 그늘도 없었다. 쨍쨍한 햇볕을 3시간 넘게 돌아다니니 정신이 아득했다. 온몸에 열기가 나서 머리에 생수를 부었다. 뜨거웠다. 햇볕을 받았던 물이 어느새 뜨거워진 것이다. 길을 잘못 들어서 다시 오기도 했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황, 이러다 일사병으로 쓰러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거기서 결정했다. 숙소로 돌아가기로. 나는 장강을 보고 싶다는 욕망에 무작정 장강으로 향했다. 물론 자전거로 가고, 땡볕에 돌아다니는 것은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길이 계속 끊어지고, 상상을 초월하는 무더위에 이미 체력은 방전! 땀은 흐를대로 흘러 내 진액이 흘러내리는 듯 했다. 이런 상태로 장강을 간다는 건 내 상태를 보지 못한 과분한 욕심이었다. 장강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 몸이 중요하다는 아주 간단한 사실을 다시 알게되었다. 절대 무리하지 말 것! 멈출 수 있을 때 멈출 것! 이번 여행에서 깨달은 사실 중의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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