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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라 기범 | 베이징 통신(3) 중국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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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범 작성일17-08-26 09:50 조회465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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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아이들


중국 하면 떠오르는 게 뭐가 있을까요? 만리장성? 자금성? 아니면 사람들? 그렇습니다. 중국 하면 수많은 사람이 떠오를 정도로 중국은 사람이 많습니다. 그냥 많은 정도가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많습니다. 현재 중국 인구는 14억 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산아제한정책 때문에 신고하지 않은 아이들이 1억 명은 된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실제 중국 인구는 이보다 더 많을 겁니다. 인구가 14억 명, 아니 그 이상이라니, 상상하기도 힘든 숫자입니다. 하지만 치엔먼다제(前門大街 천안문 앞에 있는 대문, 우리나라 치면 남대문)을 가득 채운 각 지방에서 온 중국인들-모두 깃발을 든 가이드를 따라 다니고 있습니다-을 보면 이 숫자를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중국에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실감했던 경우는 중국 어디서나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커아이(可愛)! 중국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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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캠프 주변은 이런 공터들이 많이 있다

베이징 캠프가 있는 곳은 징왕지아위엔(京旺家園)이라는 아파트 단지입니다. 창밖으로는 넓은 공터가 보이죠. 주위에 높은 건물은 우리 아파트 단지가 전부입니다. 시내로 가려면 자전거로 30분은 나가야 하는 외곽 지역이죠. 볼만한 것이라곤 전혀 없는 동네입니다만, 주위를 돌아보면 아이를 안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근처 남봉촌(오래되고, 생활 환경이 그리 좋지 않은 마을 이름 뒤에는 촌(村)자를 붙인다고 합니다)에 가면 더 많은데요. 이곳에선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모습의 아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어머니나 할머니 품에 안겨 있는 갓난아기부터, 먹을 것을 사달라고 떼를 쓰는 서너 살짜리 꼬마, 아버지를 도와 옥수수를 까는 여섯 일곱 살 정도의 아이 등등. 이렇게 귀여운 아이들을 보는 것이 동네를 산책하는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학원으로 가는 길에서도 부모님의 전동차를 뒤에 타고 가는 아이들을 자주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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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봉촌 입구. 여러 물건을 파는 가판대가 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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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전에 곰샘이 현재 자본주의가 처한 가장 큰 위기가 더 이상 인구가 증가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기업이 상품을 만들어도 그것을 살 사람이 없어지고 있다는 거죠. 하지만 이번에 중국에서 체감한 것은 중국에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즉 중국은 여전히 인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비단 베이징 같은 대도시에서만 아이들이 많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행하는 어디에서도 쉽게 아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산간 오지에서도요! 몇 년 전 길벗으로 3주간 운남을 여행할 때였습니다. 리장에서 루구호로 갈 땐 비포장된 산길을 8시간이나 달려 가야 했습니다. 울퉁불퉁한 산길의 연속이라 가는 내내 긴장을 놓을 수 없었죠. 그런데 가는 도중 드문드문 지나쳤던 산간 마을마다 도로를 뛰어다니며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버스가 도로를 지나갈 때마다 버스를 향해 경례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산간 오지에도 아이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미 농촌에 어르신들밖에 없는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었습니다.

제가 돌아다닌 외국은 중국과 일본뿐입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더한 초고령화 국가이고, 한국은 세계 최저 수준의 유아 출생률 국가이죠. 세계의 나라 중에서 중국만 계속 아이를 낳는다고 볼 수는 없는 거죠. 그러니깐 비단 중국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중국처럼 많은 아이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도 세계 인구는 늘어나고 있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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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뛰어다니며 놀고 있는 아이들을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제가 보기엔 신기하지만, 중국, 아니 다른 나라에서는 익숙한 풍경일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아이들을 보기 힘든 한국에서 왔기에 이런 모습이 낯설 뿐입니다.

지난 번 베이징 여름 캠프 1주차 팀은 베이징의 옛 정취가 남아 있는 후통을 돌아다녔습니다. 후통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베이징 캠프에 참가했던 선생님들은 예전 자신들이 어렸을 때 뛰놀던 생각이 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한국도 이전에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저만 하더라도 어릴 때 애들과 같이 골목을 뛰어다니면서 놀았으니깐요. 하지만 요즘은 한국에서 골목이나 길거리에서 아이들을 보기란 쉽지 않죠. 도대체 왜 그렇게 됐을까요.

희망이 없으니 아이도 없다?

베이징 여름 캠프 3주차 주제는 “베이징과 뉴욕 젊은이들의 삶”이었습니다. 그래서 베이징에 살고 있는 현진이와 뉴욕에 살고 있는 해완이가 경험한 젊은이들의 생활을 엿들을 수 있었죠. 그들의 이야기는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해완이에 따르면 뉴욕은 열정의 도시입니다. 투잡, 쓰리잡은 기본입니다. 월세가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맨하튼 같은 경우는 쉐어룸 하나가 최소 100만 원 이상이라고 합니다. 미친 거죠. 하지만 젊은이들은 이런 문제를 사회 탓으로 돌리지 않습니다. 자기가 더 열심히 하면 되지 않느냐는 거죠. 뉴욕의 젊은이들은 이렇게 개인주의적이고 자본주의적 마인드가 뿌리 깊숙이 박혀있다고 합니다. 딱 보기에도 뉴욕의 삶은 힘들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연애를 안 하느냐? 천만의 말씀. 불타오르듯이 연애한다고 하네요. 뉴욕에는 수많은 미혼모, 미혼부가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일과 사랑 어느 것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그들이 이렇게 열정적으로 사는 이유는 자신이 좀 더 노력하면 더 높은 계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계층 이동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뉴욕은 이러한 젊은이들의 열정을 빨아먹고 있다는 것! 

반면 베이징은 젊은이들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아직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높은 집 값(2환 후통 내에 있는 허름한 집이 40억이라고 합니다. 하하하...)으로 인해 점점 젊은이들은 점점 시내 외곽으로 밀려나 살고 있습니다. 제가 자주 가는 남봉촌도 바로 그러한 마을 중의 하나죠. 이곳 사람들은 60~70년에 지어진 듯한 건물에서 다닥다닥 붙어 살고 있죠. 하지만 이곳에 사는 젊은이들은 한껏 꾸민 모습으로 시내로 출근합니다.

반면 한국의 젊은이들은 이런 희망이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주말에도 쉬지 않고 투잡, 쓰리잡으로 뛰고, 홀로 자식을 키우지도 않았건만,(해완이가 묘사하는 뉴욕이야말로 진정 헬입니다. 헬!) 자신들의 미래가 나아질 가능성이 아예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거죠. 한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이 바로 “이번 생은 글렀어요.”입니다. 그래서 힘든 정규직보단 알바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아예 일을 하지 않는 백수들이 점점 많아지는 게 아닐까요? 반면 뉴욕은 백수가 없답니다. 사회적인 시선도 백수를 용납하지 않고, 경제적으로도 일하지 않고는 먹고 살 수 없기 때문이지요.

미래가 나아질 거란 희망이 없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일을 할 생각도 없고, 이전처럼 가정을 꾸려 살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역사상 최초로 연애도 포기하고, 결혼한다고 하더라도 아이를 낳고자 하지 않는, 세대가 탄생한 것은 아닐까요.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것을 어떻게 봐야할지, 자본주의 종말일지 희망의 종말로 봐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아이를 구해야 할 텐데”라는 『광인일기』의 마지막 말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은 사회로 돌입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구해야 할 아이가 더 이상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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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찍는 나를 빤히 바라보던 아이

그래도 아이를 바라보면

길을 걷다가 어른의 품에 안겨 있는 아기를 빤히 쳐다보곤 합니다. 그러면 그 아기도 저를 빤히 쳐다보죠. 난생처음 보는 생물이라는 듯 말이죠. 길을 걷다가 아장아장 걷는 아이가 너무 귀여워 머리를 쓰다듬으면 아이는 저를 향해 환히 웃습니다. 부모들도 그런 아이가 귀여운 듯 웃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이를 귀여워하는 이유는 무언가 해보려는 듯 생기 넘치는 몸짓, 표정을 우리가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엉뚱한 짓을 하고, 잘못된 일을 저지르더라도 그런 아이들을 이해하고 껴안습니다. 그렇게 웃고 있는 어른들을 보며 저도 저절로 웃음이 납니다. 몇 번이고 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입니다. 그렇게 있다 보면 희망이 없다는 것도 잊고 좀 다른 게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그저 아이를 보기만 했을 뿐인데 말이죠. 그게 아이가 가진 큰 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국에 오시면 무엇보다 아이들을 잘 보시길!​ 그리고 말도 걸어보고 같이 웃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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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방님의 댓글

나방 작성일

화끈한 중국여자 만나서 셋이 돌아오라! 고 하셨던 선생님들 주문이 생각났... ㅋㅋㅋㅋㅋ
중국은 빡빡머리 중국 남자애기들이 진짜 짱 귀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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