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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의 아케이드 산책기 |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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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금동 작성일18-10-04 09:02 조회2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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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환상

 

에펠탑은 파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에 하나일 것이다. 이 건축물은 오직 철골만을 이용해 거대한 크기로 세워지면서 주목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파리의 랜드 마크로 견고히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처럼 오직 철재만으로 뼈대를 세운 건물이나 구조물들이 바로 철골 건축이다. 이것은 19세기 파리에서 아케이드나 기차역, 박람회장 등에서 사용되면서 급격히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철골 건축들은 그때의 어떤 욕망이 투영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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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에펠탑과 철골로 만들어 다리

 

앞서 말하자면, 19세기 이전의 건축물들은 나무나 돌로 지어진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그 시대에 철이라는 소재를 건축에 사용하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도전이었다. 처음에 많은 사람들은 자연적이지 않고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철을 안전한 건축 재료라고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철은 돌과 비교했을 때 약 40배의 하중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강했고, 다른 어떤 자재보다도 빠르게 납품할 수 있어서 경제적이었으며, 무엇보다 유리와 결합된 철제 건축은 당시 사람들에게는 정말 새로운 것(, 좋은 것, 끌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철의 가장 큰 장점은 이것을 원하는 대로 가공할 수 있다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었다.

 

따라서 오늘날의 건축 기사는 약 50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건축 소재를 손에 넣게 된 셈이다. …… 그것들은 역사적 관점에서 고찰해볼 때 불안할 정도로 가변적인 효소이다. 어떤 건축 자재도 이와 유사한 면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이제 막 엄청난 속도의 발전이 시작되려고 하는 참이다. …… 철이라는 이 자재가 가진 여러 조건은 …… 무한의 가능성들속으로 휘발되어버리고 만다. (발터 벤야민, 아케이드 프로젝트, 새물결, 434)”

그런 점에서 철은 정말로 혁명적인 건축 자재였다. 이것은 소재에 맞게 목적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에 따라서 소재를 생산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철의 자유도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전의식을 끌어냈고, 에펠탑은 그런 도전들 중에 지금까지 남은 성공적인 하나인 것이다. 그렇게 철은 인간들로 하여금 거대한 스케일의 상상을 실현하게 해주는 꿈의 소재였다.

 

그렇기에 당시 사람들에게 거대한 철골 건축들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희망에 대한 증명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런 욕망이 자본의 맹목성과 맞닿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역시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계속해서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무궁무진함, 또는 전지전능함에 대한 유혹은 일종의 맹목성을 전제하고 있다. 그것이 어디서 온 돈인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등의 돈이 가진 여러 조건들은 무한의 가능성들속으로 휘발되어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시의 거대한 철골 건축들과 부자들의 엄청난 재력 또한 모두 이런 맹목성의 산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환상에는 대신 삶의 여러 조건들을 무시하라는 전제 조건이 붙어있는 셈이다. 그러니 우리는 그 거대한 건축들이나 막대한 재력이 정말 무엇을 위한 것인지 되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이 그런 환상을 쫓고 있는 것은 아닐지 매번 자문해야 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본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새로운 환상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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