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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의 아케이드 산책기 | 만국박람회 : 향락의 장 또는 혁명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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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금동 작성일18-10-18 09:41 조회1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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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국박람회 : 향락의 장 또는 혁명의 장

추승연

 

19세기에 유럽 전체가 상품을 보기 위해(479)파리로 몰려들었다. 새롭고 아름다운 상품들과 첨단의 기술들이 사람들의 눈앞에 펼쳐졌다. 파리에서 만국박람회(Exposition Universelle)가 열렸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오늘날 Expo, 또는 세계박람회라는 이름으로 전승되고 있으며, 2012년에 열린 여수 세계박람회가 바로 그와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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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박람회

 

 

만국박람회의 전신인 산업박람회는 1789년 파리 샹--마르스에서 최초로 개최되었다. 이것은 프랑스의 공화국 수립을 기념해 개최된 국민 축전이었다. , 이것은 노동 계급을 즐겁게 해주려는 바람에서 태어났으며, 실제로 이들을 위한 해방의 축제가 되었다.(479)이후로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여러 차례 번갈아 만국 박람회를 열어 유럽 전역의 노동자들을 초청했다. 유럽의 여러 국가의 노동자들은 양 국가를 오가는 박람회 파견단이 되었다.

 

하지만 벤야민은 만국박람회가 소비에서 배제된 대중이 교환가치에 대한 공감을 교육받는 고등 교육기관이었다(521)고 말한다. 다시 말해,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이 해방의 축제는사실 사람들로 하여금 상품의 필요성이나 실용성(사용가치)보다, 그것을 구경하고 사는 것(교환가치) 자체를 더 중요하다고 느끼도록 교육하는 학교였던 것이다. 또 벤야민은 이런 오락 산업은 대중이 광고의 작동 방식을 수용하기에 수월하도록 준비시키(521)는 역할을 한다고 썼다. , 박람회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줌으로써, 사람들이 다음 광고 역시 잘 따르도록 훈련시킨다는 것이다. 이렇게 정부는 자신들의 방식대로 노동자들의 눈을 돌리고, 그들을 교육, 훈련시키며 그들의 권력을 공고히 하고자 했다.

 

하지만 또한 만국박람회는 정부의 의도에서 완전히 빗나가는 새로운 노동자들의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그것은 바로 국제노동자협회의 탄생이었다.

 

노동자협회는 …… 런던 만국박람회가 열린 1862년에 창립되었다. 여기서 영국 노동자들과 프랑스 노동자들이 처음 만나 대화를 나누고 상호 계몽을 도모했다. (발터 벤야민, 아케이드 프로젝트, 새물결, 492~493)”


박람회는 이미 오래 전에 끝났는데도 파견단들은 논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노동자 의회는 파사주 라울에서 여전히 회기를 계속하고 있다. (발터 벤야민, 아케이드 프로젝트, 새물결, 492)”

 

그러니까 단순히 노동자들의 기분을 풀어주면서 그들을 포획하려던 정부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정부에 포획되지 않는 그들만의 연대가 생겨난 것이다. 만국박람회는 정부에서 노동자를 위해 만든 향락의 장이었지만, 또한 그것이 노동자들에게는 새로운 혁명의 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요즘 시대에도 이처럼 사람들을 모으는 장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인터넷이다. 온라인 시장은 눈을 호강시키는 수많은 광고로 도배되어 있고, 손가락만 까딱 하면 내가 원하는 것들을 뭐든 찾을 수 있다. 이제 인터넷은 내가 좋아하는(또는 좋아할 것 같은) 기사들과 동영상들을 예측해서 나에게 보여준다. 이것은 우리를 즐겁게 만드는 동시에 자연스럽게 우리를 소비자로 만들어 자본에 포획한다

 

그러나 또한 인터넷은 사람들로 하여금 전 세계와의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이제 전 세계의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정보들을 주고받는다. 거에 사람들의 눈을 가리던 언론의 가짜뉴스는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을 속일 수 없게 되었다. 평범한 사람들의 광대한 네트워크는 그 자체만으로도 일종의 포획 불가능성을 갖는다.

 

중요한 점은 박람회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듯, 자본 역시 우리에게 어떤 식으로든 기쁨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쉽게 어쩔 수 없다는 듯, 이런 기쁨에 만족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선택했다는 것은 명백하다.  향락을 즐기며 포획될 것인가아니면 그것을 포획 불가능한 혁명의 장으로 만들 것인가이제 선택은 우리의 몫이 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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