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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타에서 온 편지 | 크레타에서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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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아 작성일19-01-24 07:58 조회1,5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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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감이당 여러분! 드디어 완전체로 모인 조르바 모임에서 새 소식을 전합니다

이번 편지에는 20일부터의 여정을 적어 보았어요.

아침부터 접한 비 소식에 저희가 처음으로 향한 곳은 이라클리온 고고학 박물관입니다.

움직인 시간이 일요일 오전이라서 그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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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그레코 동상이 있는 작은 공원을 지나 번화가에 들어섰는데 맞이하는 건 

사람이 복적한 거리가 아닌 덩치 큰 검은 개 한 마리뿐 이네요.

무슨 인연이었는지 저희가 고고학 박물관에 가는 길까지도 마치 가이드 같은 모습으로 함께 해 

이라클리온에 머무는 내내 소소한 이야깃거리가 되어주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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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입장한 고고학 박물관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흔적을 따라갈 수 있는 다양한 유적을 살펴 보았어요.

그 중에서 눈에 띄던 것을 몇 개 소개해보자면, 크노소스 궁전을 재현해 놓은 모델과 프레스코화 그리고 고대 크레타의 상징(양날 도끼 그리고 황소의 뿔)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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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이중도끼와 황소 뿔 모형은 모든 전시실에서 볼 수 있어서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전시실 안내자분에 의하면 크레타인들은 신화 속에서 제우스 신이 변신했던 황소를 

힘의 상징으로 여겨 그 강력한 뿔을 다양한 형태로 조각해 숭배했다고 합니다

또 그런 힘과 권력의 상징인 황소를 벨 수 있던 양날 도끼가 자연스레 

작업에도 많이 활용되면서 크노소스 궁전의 한 편을 장식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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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오후에는 늦게 참여했던 저를 위해 정미 쌤, 영숙 쌤 그리고 승희 쌤이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무덤을 재방문해주셨어요.

가는 길 내내 굳게 닫힌 상점들과 보수가 되지 않은 주변 환경을 보면서 

사람이 거주하지 않을 것만 같은 비주얼의 크레타가 당황스럽게 여겨졌는데 그래서일까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무덤 또한 대문호로도 손꼽히는 자국의 작가인 것에 반해 조금은 초라하게 보였습니다. 그래도 잠시 그 자리에 머무르면서 그의 비문을 다시 읽어 보았는데 한편으로 관광지 같지 않은 그 모습이 자유로웠던 작가 본인에게만큼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다음 날에는 일행들 모두가 고대하던 크노소스 궁전을 방문했습니다.

크노소스 궁전은 고대 왕궁건축 중 규모가 큰 것 중의 하나이자 복잡한 설계 

라비린토스로 유명한 곳입니다. 테세우스 왕자가 미궁의 괴물 미노타우르스를 무찌르고 

아리아드네 공주와 섬을 탈출하는 유명한 신화와 이를 다룬 카잔차키스의 소설 크노소스 궁전의 

배경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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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전은 아서 에반스에 의해 복원된 부분보다도 소실된 것이 많아 보였지만 남은 폐허만으로도 

그들의 기술력과 한 때 번성했던 문화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또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들이 많아서 

그랬을까요 카잔차키스의 크노소스 궁전이라는 작품의 내용이 아른거리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제가 예전부터 궁금했던 돌고래 프레스코화가 남아있던 여왕의 거처를 

묘사한 부분을 실제로 보게 되어 정말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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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곧 궁전의 거대한 안쪽 문을 가로질러 걸어가 궁전 내부로 들어가는 통로에 이르렀다. 그곳은 어두컴컴하고 시원했으며 공기는 이상야릇한 향기로 가득했다. 첫 번째 통로를 지나 넓은 나무 계단을 올라, 2층으로 올라갔다. 높은 천창에서는 빛이 새어 들고 좌우 벽에는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이런 희미한 빛 속에서 젊은이는 화려한 바다 그림과 파도를 타고 뛰어 노는 돌고래와 물고기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저, 박경서 옮김,크노소스 궁전, 열린책들, 2008년, 15쪽-

궁전을 살피고 돌아와서는 크레타 역사 박물관 또한 들렸어요! 몰랐던 크레타의 옛 이름부터, 전통. 

그리고 다양한 세력에게 점령당할 당시의 예술품 그리고 니코스 카잔차키스에 대한 내용이 

전시되어 있어 무척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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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클리온에서의 마지막 하루는 미르티아 마을을 방문해 카잔차키스의 발자취를 밟는 것으로 

끝맺었습니다.

그가 살아생전 사용했던 물건들 그리고 그가 집필했던 책의 설명을 모아둔 곳에서 

운 좋게도 한국어 자막으로 된 다큐멘터리 또한 시청할 수 있어 참 감사했어요.


끝으로는 오래된 역사적 장소에 한때 마음을 뺏았겼던 제가 매일 아침 저녁으로 그리스인 조르바를 함께 낭독하며 뜨끔했던 구절을 두고 갑니다. 그럼 다음 편지에서 만나요!

 

뭣 때문에 이런 폐허를 뒤지고 있다죠?

​골동품을 연구하지

​그걸 연구해서 뭘 해요!

​아무것도

​아무것도 안 하다니, 나도 마찬가지예요. 이건 모두 죽은 거예요. 우리는 살아 있고…… 빨리 가시는 게 좋겠어요. 행운을 빌어요!

-니코스 카잔차키스저, 이윤기 옮김,『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2000년, 245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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