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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그리스인 호호미 | '앎'이라는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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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호호미 작성일18-10-26 07:58 조회122회 댓글0건

본문

 

| 이라는 유혹

 

 

 

 

그것이 알고 싶다!’ 인간의 에 대한 욕망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정보의 세계에 사는 지금, 우리는 우리의 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인 오뒷세이아속 세이렌 일화는 우리를 그 지점으로 안내한다.

 

고향인 이타케로 돌아가는 여정 중에 있는 오뒷세우스는 여신 키르케에 의해 자신의 일행이 어떤 위험과 맞닥뜨리게 되는지에 대한 예언을 듣는다. 그 위험 중 하나가 바로 유명한 세이렌 자매의 유혹이다.

 

세이렌 자매는 자기들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을 낭랑한 노랫소리로 유혹해 그들이 집에 돌아가지 못하도록 만든다. 하지만 오뒷세우스는 그 옆을 지나야만 하는 운명이었다. 그래서 여신 키르케는 그에게 그녀들을 무사히 지나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전우들의 귀에 밀랍을 짓이겨서 바르게 하면 된다는 것. 그런데 만일 오뒷세우스가 그녀들의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면 전우들로 하여금 자신의 손발을 배에 묶어두도록 하고, 혹시라도 자신이 풀어달라고 애원하면 더 많은 밧줄로 묶도록 명령해두라고 했다.

 

운명을 알려준 키르케의 예언을 오뒷세우스는 그대로 따른다. 전우들에게는 귀에 밀랍을 바르게 하고, 자신은 배에 몸이 묶인 채로 세이렌 자매 옆을 지나가는 것이다. 그 때 오뒷세우스의 귀에 세이렌 자매의 유혹적인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 이리 오세요, 칭찬이 자자한 오뒷세우스여, 아카이오이족의 위대한 영광이여! 이곳에 배를 세우고 우리 두 자매의 목소리를 듣도록 하세요. 우리 입에서 나오는 감미롭게 울리는 목소리를 듣기 전에 검은 배를 타고 이 옆을 지나간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어요. 그 사람은 즐긴 다음 더 유식해져서 돌아가지요. 우리는 넓은 트로이아에서 아르고스인들과 트로이아인들이 신들의 뜻에 따라 겪었던 모든 고통을 다 알고 있으며 풍요한 대지 위에서 일어나는 일은 무엇이든 다 알고 있으니까요.

(호메로스, 오뒷세이아, , 272)

 

이 노래를 듣자마자 유혹에 이끌린 오뒷세우스는 전우들에게 자신을 풀어달라고 눈빛으로 명령한다. 세이렌이 말하는 이 엄청난 유혹으로 작동한 것이다. 신들의 뜻에 따라 겪는 모든 고통을 알 수 있고, 대지 위에서 일어나는 일은 무엇이든 다 알 수 있는 힘.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인 호메로스는 그 힘을 엄청난 유혹이자 경계해야 할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따라서 거리를 두어야 하는 것으로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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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혹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재밌지만, 오뒷세우스가 이 유혹을 대하는 태도는 더 재밌다. 유혹을 듣되, 자신을 묶어두기. ‘과의 거리를 그런 방식으로 두는 것이다.

 

알고 싶다는 욕망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을 너무나 쉽게 수단화시켜버린다. 더 알아야 하고 완전히 알아야 한다는 생각은 어느 순간 내 삶을 잠식하는 야망으로 변한다. 더 많이 알아야 할 것들 때문에 내 삶을 잊게 되는 것이다. 지금의 삶을 충실히 살기 위해서는 그렇게까지 많이 알아야 할 필요가 도무지 없는데.

 

오뒷세우스가 세이렌의 유혹 앞에서 자신을 단단히 묶어두었던 것은 삶을 잊지 않기 위함이었다. ‘알기 위해 사는 삶을 경계하고, ‘삶을 위한 앎만큼을 누리고자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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