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송 한비자] 직시하는 힘 > 쿵푸스온더로드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양력 2018/11/18 일요일
음력 2018/10/11

절기

쿵푸스온더로드

정주행 낭송 28수 | [낭송 한비자] 직시하는 힘

페이지 정보

작성자 늘보 작성일18-11-04 10:06 조회73회 댓글1건

본문


  한비는 법가의 대표적인 사상가이다. 여태까지 법가에 대한 나의 생각은 삭막하다였다. 정치를 오직 보상과 처벌만으로 이야기하는 학파. 당근과 채찍을 들고 사람들을 마소 떼 마냥 원하는 대로 몰아야 잘 다스리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사람 사는 냄새, 인간적인 마음이라고는 일절 없어보였다. 그래서 사실 읽어보고 싶은 생각도 잘 들지 않았고, 낭송 책을 펼치면서도 꺼림칙한 마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신하는 나랏일에 애정을 드러내도 안 되고 증오를 드러내도 안 된다고 하고, 가까운 처나 혈육인 자식도 믿을 수 없는 것이라는 말을 늘어놓으며 내 정나미를 뚝! 떨어뜨렸다. ‘뭐야, 사람더러 무슨 인공지능이나 돌·나무 같은 존재가 되라는 거야? 무엇을 사랑하지도 믿지도 않고 대체 어떻게 살아! 그게 인간이야?’ 나는 한비가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다고 생각했다.

  낭송 책 마지막 장에 한비가 수집한 민담과 일화들이 나오지 않았다면, 나는 끝까지 한비자를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거기에는 너무나도 인간적인이야기들이 실려 있었다. 사람들이 뱀이나 송충이를 보면 소름이 돋으면서 그와 비슷한 장어와 누에를 집을 때는 이익이 있어 덥석덥석 주워 올리는 이야기. 미운 사람에게 귀한 천리마 감정하는 법을 알려주워 수익이 드물게 나도록 한 이야기. 그리고 공자가 왜 천거되지 못하였는지에 대한 썰도 있다.

 

자어가 공자를 송나라 재상에게 소개했다. 공자가 나가고 자어가 들어와서 공자에 대해 물었다. 재상이 말하였다.

내가 공자를 만나보고 자네를 다시 보니 벼룩이나 이와 같이 작게만 보이는구려. 나는 지금 군주에게 그를 보여줄 것이오.”

자어는 공자가 군주에게 발탁될까 두려워 재상에게 말하였다.

장차 군주께서 공자를 만나시면 어르신도 벼룩이나 이와 같이 작게만 보이실 겁니다.”

재상이 이를 듣고 공자를 다시 만나려 하지 않았다. - 158pg

 

  공자같이 큰 사람이 벼룩이나 이와 같이 작은 사람에게 막히다니. 이것이 인간의 심리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면 하고, 손해가 되면 하지 않는다. 공자가 천거되는 것이 자신에게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슬쩍 찔러주자마자 뒤집힌 송나라 재상의 마음을 보라. 오히려 이 뒤집힌 마음이야말로 매우 인간적이다.

  한비는 인간이 이러했으면하는 희망이나 이러해야한다라는 믿음(어쩌면 고집)없이 있는 그대로의 인간의 마음을 대면했다. 그리고 자신이 직시한 것에 대해 그 어떤 비애나 절망도 갖지 않고 냉엄하게 서술했다. 이러한 한비자의 직시하는 힘, 냉엄함이 진정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댓글목록

김삼봉님의 댓글

김삼봉 작성일

냉엄해져야 이해할 수 있는 게 인간의 마음이라,한비자가 궁금해집니다


mail : mvqblog@gmail.com